현대차 ‘벨로스터 N’ 타보니
3일 현대자동차 고성능 브랜드 ‘N’ 모델 ‘벨로스터 N’이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도로를 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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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일 현대자동차 고성능 라인업 ‘N’의 국내 시장 데뷔 모델인 ‘벨로스터 N’ 시승행사가 열린 경기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시승 전 현대차 관계자는 기자에게 “조심하세요. 소변이 나올 정도로 아찔할 겁니다”라며 벨로스터 N의 위력을 자랑했다. ‘고성능 차라고 하지만 별것 있겠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벨로스터 N의 뒷좌석에 올랐다. 직접 운전을 하기보다는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에 몸을 맡겼다. “안전띠 꼭 착용하시고 기대하세요”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드라이버가 가속 페달을 밟았다. “부왕!” 하는 굉음과 엔진음이 엄청났다.
“와∼와우∼장난 아니다”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왜 소변이 마려울 정도로 아찔할 것이라고 했는지 실감했다. 속도계를 보니 출발 후 순식간에 시속 80km에서 100km 사이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체감 속도는 그 이상이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 약 6초에 달하는 강력한 주행 능력을 선보인 뒤 마주한 회전 코스.
3일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 R&H 성능개발동에 있는 ‘다이내믹 K&C 실험실’에서 주행 상황에 따른 바퀴 변화와 서스펜션(노면에서 차량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장치) 성능을 실험하고 있다. 화성=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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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링은 어떨까? 현대차는 벨로스터 N에 ‘코너링의 악동’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코너링에서 벨로스터 N의 위력을 최대치로 실감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시속 약 50∼60km 속력으로 지그재그 코스와 급회전 코스를 주행했지만 차가 밀리지 않았다. 뒷좌석의 경우 차량 뒤편이 밀리거나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다지만 벨로스터 N의 코너링은 완벽했다. 빠른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잡으며 커브를 돌면 나타나는 드리프트(커브 길을 돌 때 차체 뒤쪽이 미끄러지는 현상) 현상도 없었다.
기자는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해서 안전하게 코너를 도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드라이버는 “코너 카빙 디퍼렌셜(N Corner Carving Differential·E-LSD) 기능이 있어서 일반인도 짜릿한 코너링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E-LSD는 코너링을 할 때 좌우 바퀴에 전달되는 구동력 등을 주행 상황에 맞게 최적으로 차체에 전달해준다. 즉 차체의 균형을 자동으로 맞춰줘서 미끄러짐 없이 선회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다. 시승에 앞서 토마스 셰메라 현대차 고성능사업부 담당 부사장은 “벨로스터 N은 RPM(엔진 회전수)으로 측정되기보다 드라이버의 ‘BPM’(심장 박동수)으로 측정되고 싶다”고 말했다. 마케팅을 위한 수식어가 아니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렸을 때와 같은 심장 박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벨로스터 N의 또 다른 특징은 강력한 사운드에 있다. 시승을 하는 중간중간 변속을 할 때마다 마치 팝콘이 튀는 듯한 ‘따닥!’ 하는 배기음이 났다. 스포츠카가 가속을 할 때 내는 굉음과 변속을 할 때 발생하는 사운드는 주행의 재미를 더해줬다. 문제는 이런 배기음을 내며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에 갈 경우 자칫 눈치 없는 운전자가 되기 딱 좋다는 데 있다. 그러나 벨로스터 N에는 주행 모드별로 배기음을 조절할 수 있는 눈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일반 주행 모드에서는 도심을 주행하는 세단처럼 조용한 운전이 가능하다. N(고성능) 모드를 작동시키면 고성능 스포츠카가 되는 1차 2색의 매력을 지녔다.
현대차 고성능 모델 ‘N’은 시승행사가 열린 ‘남양연구소’와 독일의 현대차 주행성능 테스트 센터가 있는 ‘뉘르부르크링’의 앞 머리글자 N에서 따왔다. 남양연구소는 벨로스터 N의 고향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N 라인업을 개발하려고 2014년 남양연구소에 기능과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연구소를 만들었다. 연구소 실험실 중 ‘다이내믹 K&C’ 장비가 인상적이었다. 이 장비는 다양한 상태의 도로에서 바퀴와 각종 부품, 차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측정한다. 예를 들어 험로를 달릴 때 바퀴 상태는 어떻게 변하는지, 무게는 얼마나 실리는지, 또 차체에는 어떤 힘이 전달되는지, 차량 부품들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을 모니터링해 차량을 만드는 것이다. 다이내믹 K&C가 최고의 차량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인 셈이다. 이 장비는 전 세계에 3대밖에 없는 장비로, 가격만 1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현대차의 첫 번째 N시리즈인 ‘i30 N’(유럽에서 출시)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고성능 차량은 완성차 업체의 자존심이자 자부심이다. 현대차는 고성능 N시리즈의 장점을 일반차에도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평소에는 일반 세단처럼 이용하고, 때론 강력한 드라이버로 변모하는 즐거움(Enjoy)을 느끼고 싶다면? N-joy할 수 있는 벨로스터 N을 강력 추천한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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