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대국민 홍보전
3·1운동의 상징적 인물은 유관순 열사다. 만세운동을 준비한 ‘민족대표 33인’은 아니지만 서울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을 전국으로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민족대표 대부분이 일제로부터 1년6월∼3년 정도의 형을 선고받은 데 비해 유 열사가 1심에서 5년형, 2심에서 3년형을 받고 옥중에서 순국한 것이 그 방증이다.
유 열사는 3·1운동으로 재학 중인 이화학당이 폐쇄되자 고향인 충남 천안에 내려와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옥중에서도 일제에 끝까지 항거하다 18세 꽃다운 나이에 숨졌다.
그럼에도 유 열사가 3등급 독립유공자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일부 시민단체나 뜻있는 인사들이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했지만 수십년째 그대로다.
충남도가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유 열사의 서훈 등급 격상에 직접 나선다.
시작은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가 먼저 열었다.
기념사업회는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유관순 열사 서훈 3등급을 상위등급으로 올리기’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올렸다. 유 열사의 공적과 상징성에 걸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도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이번 국민청원에 도청 공무원과 많은 도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국민청원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유 열사의 서훈 등급을 2등급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라는게 도의 설명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30일 안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청와대가 공식답변을 하는 제도다. 유관순 열사의 서훈 격상 청원은 오는 6월 9일 마감된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행 상훈법은 서훈의 취소만을 규정하고 있고 등급조정의 근거가 없어 유 열사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 문제에 대해 도민은 물론 전체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 상훈법 개정을 통한 유관순 열사의 서훈 등급 격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독립유공자 서훈은 1등급 대한민국장(김구, 이승만, 안창호 등 30명), 2등급 대통령장(이동녕, 신채호, 이범석 등 93명), 3등급 독립장(유관순 등 823명), 4등급 애국장(4275명), 5등급 애족장(5602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홍성=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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