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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쓰레기 집하시설 크린넷 사고로 30대 男 사망…“기계가 사람·쓰레기 구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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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크린넷 집하장=동아일보)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한 생활용쓰레기 자동집하시설 ‘크린넷’에서 작업하던 30대 남성이 기계 배관으로 빨려들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조관행 별내 발전연합회 운영위원장은 크린넷이 사람과 쓰레기를 구분하지 못 한다고 경고했다.

조관행 위원장은 25일 CBS FM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전날 오후 3시 30분쯤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에 설치된 ‘크릿넷’에서 작업하던 A 씨(38)는 이날 배출밸브를 점검하던 중 수거 배관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이후 구조대가 수색 끝에 배관 속에 빠져 있는 A 씨를 발견했으나 그는 이미 숨져 있었다.

이와 관련, 조 위원장은 “38세 성인 남성이 빨려들어갈 정도로 크린넷 흡입력이 강한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주민들이 사용한 쓰레기가 크린넷에 들어왔을 때 그걸 흡입해서 집하장으로 모아야 되지 않나. 그럼 그거를 빨아 당겨야 하지 않겠나. 그러면 빨아 당기는 힘이 우리가 생각했던 힘보다 엄청나게 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계가 사람인지 쓰레기인지를 판단하지 못 하는건가”라는 말에는 “그렇다. 진공이 된 상태에서는 다 빨아들인다”며 “저희는 크린넷을 사용하면서 고장도 많이 나고, 냄새도 많이 나고 문제가 많아서 남양주시청에 크린넷에 관해 많은 문제 제기를 했다. 혹시나 이게 가정주부가 쓰레기를 버리다가 진공이 된 상태에서 빨려들어가면 (큰 일이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이 있지 않느냐고 얘기했더니 진공상태에선 문이 안 열린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진공상태에 문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사람이 빨려들어갔다면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당시 A 씨가 빨려들어갈 때 주변에서 막을 수 없었나”라는 질문에는 “3명이 작업을 했는데 그 중 25세였던 노동자는 완전히 패닉상태였다. 저희가 이것저것 물어보니까 상당히 힘들어했었고 상황에 대해 판단력이 많이 부족했다”며 “(A 씨는) 크린넷 밸브에 틈이 가서 빨아당길 때 쓰레기를 잘못 빨아당겨서 그걸 수리하고 있었다. 수리한 뒤 옆에 쓰레기가 있으니까 쓰레기 봉투를 넣어서 이게 잘 되나, 안 되나 그걸 확인을 하는 그 과정에서 진공 상태가 발생되니까 사고가 난 것 같다. 그러니까 안전 미주의가 정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일어난 것은) 순식간이었다. (A 씨가 기계에) 고개를 집어넣었는데 그냥 쭉 빨려들어가면 옆에서 같이 작업하던 사람들이 잡을 시간적 여유도 없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반 주민도 얼마든지 머리가 들어갈 수 있겠다”라는 말에는 “그렇다. 아이들도 카드만 있으면 크린넷에 (쓰레기를) 넣을 수 있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사고 원인이 된 ‘크린넷’이란, 최근 도시를 중심으로 설치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다. 주민이 인식용 카드를 크린넷통에 태그한 뒤 쓰레기를 넣으면, 기계가 쓰레기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지하에 연결된 수거관을 통해 집하장으로 이동시킨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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