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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비싼' 커피 vs 인터넷 '최저가'…20대 소비 양극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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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월세 낼 돈은 없어도 좋아하는 술과 담배는 포기할 수 없는 미소. 영화 소공녀의 주인공 미소는 N포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미소가 집 대신 술과 담배를 선택하는 모습은 현재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YOLO)’ 문화와 이것의 확장판인 ‘소확행(小確幸)’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N포 세대는 취업난, 적은 임금 등의 현실적 문제로 연애와 결혼, 육아를 포기하지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위해 고가의 커피 한 잔은 포기하지 않는 행태를 보인다.

25일 생활 금융플랫폼 '핀크(Finnq)'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2040세대 회원 28만명을 대상으로 지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대는 중저가 커피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구매 건수 비중에서 스타벅스 35%, 이디야 19.5%를 각각 차지하며 두 브랜드 간의 수치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여성의 비중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스타벅스 40%, 이디야 19%로 2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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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타벅스 점포 수가 이디야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브랜드 매장에서 따듯한 커피 한 잔과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기 위해 카페를 찾아 나서는 일도 괘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식비 다음으로 지출 금액이 큰 쇼핑의 경우 온라인 최저가를 꼼꼼히 따지는 등 다른 소비 패턴을 보이며 극명한 '소비 양극화' 현상을 보여준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을 주로 이용하며, 온라인 쇼핑몰 중에서도 건당 구매 평균 단가가 가장 적은 위메프의 구매 건수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대의 위메프 구매 건수 비중은 20%로 3040대보다 가장 높았으며, 평균 구매 단가도 건당 2만6000원으로 건당 평균 3만5000원의 지출을 하는 다른 세대에 비해 적은 금액이다. 직장인 박모씨(25세)는 “일상의 즐거움을 위해 고가여도 취향에 맞는 커피를 소비하고 제품 구매 시 최저가 비교와 온라인몰 애용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미래를 대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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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만원,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20대가 적은 임금으로 인해 위축된 소비 양상을 보이는 대신 현재와 미래의 나 자신을 모두 살피며 뚜렷한 소비 패턴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핀크 관계자는 “20대의 월 지출액은 평균 70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3040 세대보다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소비 패턴을 살피면 생활에 꼭 필요한 의식주 외 커피 등 당장의 행복을 위한 소비는 유지하는 등 현재의 내가 느끼는 행복에 최고의 가치를 둔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실제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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