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佛 정상회담서 "새 협정 가능성"…일몰조항 관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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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미국·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이 논의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ABC방송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는 대신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더욱 큰, 아마도 합의를 위한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조만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유연해질 수 있다"며 "알다시피 삶에서 당신은 유연해져야 한다. 그리고 국가 정상들은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협정은 잘못된 토대에 있기 때문에 굳건한 토대 위에서 새로운 협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다음 달 12일에 무슨 일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기존의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발언들은 불과 몇시간 전까지 이란 핵협정을 '미친 짓'이며 '터무니 없다'고 비난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란 핵협정은 2015년 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P5+1)이 이란의 핵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제시하며 체결된 협정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 핵협정을 비판하며, 강력한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달 탈퇴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국을 제외한 핵협정 당사국들은 협정 파기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을 찾은 이유 중 하나도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최초로 국빈 방문한 외국 정상으로, 전날 2박3일 일정으로 미국을 찾았다.
미·불 정상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오고 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럽 측은 그동안 브라이언 후크 국장이 이끄는 미 국무부 정책계획국과 협상을 계속해 왔다.
양측은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감시 강화와 이란 사찰 장소 확대 등에 합의했지만 '일몰조항'을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몰조항이란 협상 타결 10년 후(2025년)부터 이란의 우라늄 농축 및 핵 프로그램 프로그램 제한을 해제하기로 한 것. 전체 제한은 2030년 완전히 만료된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해 양측이 Δ일몰조항 Δ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한 부재 Δ시리아 및 중동 내 이란의 악의적 행동 등 부문에서 주요 진전이 이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양측 협상 관계자들은 합의된 내용을 담은 4개 문건 초안이 작성됐으며, 여기에는 10여년 뒤 협정이 만료되기 시작하면 다른 국제협약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금지해야 한다는 '공동 이해' 등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이 탄도미사일 시험 등에 있어 임계점을 넘을 경우 국제감시를 강화하거나 이란에 대한 제재를 적용하는 '보완책'으로, 이란 핵협정 조건 자체를 변경시키거나 중국·러시아까지 구속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협상 주장을 일부 받아들임으로써 목전에 다가온 미국의 탈퇴 위기를 제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미국이 핵협정을 파기할 경우 자신들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떠날 수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NPT는 핵무기 보유국에는 핵군축을, 비(非)보유국에는 개발 금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란은 조약이 출범한 1968년 서명했다.
물론 이란이 NPT 탈퇴를 경고한 건 처음이 아니다. 전직 이란 외교관인 다부드 헤르미다스 바반드는 "샴커니가 하는 말은 허세"라며 "유럽연합(EU)이 핵협정을 지지하고 러시아·중국이 이란과 핵협정을 지원하는 한 이란이 탈퇴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핵협정을 탈퇴한다 하더라도 과거처럼 대량의 우라늄 농축량을 보유할 수 없을 것이며, 이 경우 서방과 '군사적 대치'를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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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o09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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