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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정부 관료가 '바나나 공포증'을 호소하며 가는 곳마다 바나나를 치워달라는 '특별 주문'을 한 것이 알려졌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프랑스 리베라시옹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 매체 '익스프레스엔'은 폴리나 브랜드버그 양성평등부 장관의 보좌진이 장관 공식 방문에 앞서 '바나나를 모두 치워달라'고 요청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브랜드버그 장관의 보좌진은 지난 9월 스웨덴 안드레아스 노를렌 국회의장과의 만남을 앞두고 국회의장실에 "회의장 내에는 어떤 바나나의 흔적도 없어야 한다"고 당부하는 메일을 보냈다.
앞서 지난 2월 노르웨이의 한 기관에서 열린 VIP 오찬을 앞두고도 장관이 머물 공간 안에 바나나가 없어야 한다고 요청했고, 같은 달 카운티 행정위원회에 보낸 메일에서는 건물 내 바나나 반입 금지를 부탁하기도 했다.
당시 브랜드버그 장관 측은 바나나에 "강한 알러지가 있다"고 설명했고, 이에 브랜드버그 장관이 참석하는 행사 주최 측은 '바나나 통제'에 나서야 했다. 실제 브랜드버그 장관은 2020년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계정에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바나나 공포증"이 있다고 글을 올린 바 있다.
안드레아스 노를렌 국회의장 측은 "커피와 함께 나올 케이크에 바나나가 들어있는지 확인하겠다"며 "바나나가 담긴 과일 바구니를 회의 당일 아침에 치우는 것으로 충분하냐"고 재차 확인했고, 오찬을 담당한 노르웨이 기관 측은 "보안팀을 동원해 오찬장을 안전하게 정리했다"고 알렸다.
폴리나 브랜드버그 스웨덴 양성평등부 장관./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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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관해 브랜드버그 장관은 매체에 "일종의 알레르기 같은 것"이라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바나나 공포증은 바나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불안이나 메스꺼움 등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공포증의 원인은 파악이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랑스 가수 루앙(Louane)은 2015년 바나나 공포증에 걸렸다고 밝힌 바 있으며, 사회민주당 법률 정책 대변인인 테레사 카르발류 역시 유사한 공포증을 지니고 있다고 고백했다.
브랜드버그 장관의 바나나 공포증이 언론은 조명을 받은 것에 대해 스웨덴 정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엘리사베트 스반테손 재무부 장관은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정치인도 두려움, 공포증, 불안을 겪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것이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과연 이게 공개적으로 조명돼야 할 일이냐"고 직격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열심히 일하는 한 장관이 단지 공포증으로만 알려지고 조롱받는 상황이 당혹스럽다"고 브랜드버그 장관을 옹호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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