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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수소차 충전 인프라 구축나서는 정부..."민관 특수목적법인 11월까지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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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소차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받아온 부족한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기업들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다.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여 기업들이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토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수소 충전소는 설치에만 30억원 이상이 들어가고 연간 운영비만 2억원가량이 들어 민간 사업자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수소 충전소 연관 기업들과 수소 충전소 설치 및 운영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MOU에는 산업부와 환경부, 국토부 등 자동차 산업 관련 부처와 현대자동차,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효성, 덕양, SPG, 이엠솔루션, 린데코리아 등 자동차 및 수소 에너지 업계가 참여했다.

조선비즈

고속도로를 달리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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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그동안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운영 수익이 나지 않아 민간 기업들이 수소 충전소 설치에 소극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수소 충전소의 경우 1개소를 설치하는데 약 30억원이 들고 운영비도 매년 2억원씩 들어간다. 지난해까지 국내에 등록된 수소차 누적 대수는 170여대뿐이기 때문에 수소 충전소를 운영하더라도 운영비가 더 들어가 민간 기업들이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수소 충전소는 지방자치단체와 연구기관들이 설치했지만, 일반 국민들의 접근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차를 1만5000대 보급하고, 수소 충전소도 310개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 전국에 깔린 수소 충전소는 서울 울산 광주 등 14곳에 불과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나마 있는 14곳 중 9곳은 연구용이라 일반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충전소는 전국에 5곳에 불과하다.

산업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PC라는 민관 연합체를 만들어 투자 부담을 우선 줄인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해 초기 위험 부담을 줄이고, 기업들이 가는 여러 사업 모델을 적용해 민간 기업들이 자생적으로 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기관을 중심으로 설립위원회를 구성해 세부적인 사업 모델과 투자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확정된 사업을 토대로 참여 기업을 추가로 모집한 후 오는 11월 중 SPC 설립을 완료한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SPC를 설립하는 방식은 일본의 수소차 인프라 보급 방식과 비슷하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약 4만대의 수소차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충전소 등 인프라가 부족해 수소차 보급도 늦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일본 내 수소차 보급 대수는 2400대에 불과하다. 이에 일본 정부는 최근 도요타, 혼다, 닛산을 비롯해 JXTG, 이데미쓰흥산, 이와타니산업, 도쿄가스, 일본정책투자은행 등 11개사가 공동으로 ‘일본 수소 스테이션 네트워크’라는 회사를 설립해 수소차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이 회사는 정부 보조금과 금융 지원 등을 활용해 일본 주요 대도시에 약 80개의 수소 충전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차 충전소 건설과 운영은 공동으로 하고, 충전소를 설치하는 비용을 공동 출자를 통해 충당하는 식이다. 한국 정부도 민간 기업들이 내놓은 공동 투자금을 통해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고, 공동 운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투자 지분만큼 분배하는 방식을 도입할 전망이다.

이인호 산업부 차관은 “SPC를 중심으로 수소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인 수소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이 수소차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확실히 지킬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fee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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