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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판문점서 1차 리허설… "文대통령 몸짓·표정까지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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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D-2]

청와대 '전세계에 생중계' 긴장

오늘 오전엔 남북 합동 리허설

정부와 청와대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는 점을 의식해 문재인 대통령의 동선(動線)뿐 아니라 표정, 몸짓, 회담장의 채광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생중계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을 포함한 회담 참석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공개된다"며 "이 같은 대형 외교 현장에서는 사소한 행동 하나가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는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할 때 고개를 숙이지 않은 김장수 당시 국방장관과 고개를 숙인 김만복 국정원장이 각각 '꼿꼿 장수'와 '굽실 만복'으로 대비를 이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009년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 석방을 위해 방북했을 때 "김정일과 사진 찍을 때 절대 웃지 말라"는 부인 힐러리 국무장관의 충고에 따라 시종 굳은 표정을 지었다. 2002년 북한에서 김정일을 만났던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납북자 문제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보여주기 위해 김정일과 악수할 때 먼저 손을 내밀고 팔을 쭉 뻗어야 한다"는 참모의 조언대로 움직였다.

이와 관련,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명균 통일부장관 등은 이날 오후 2시 40분부터 4시 30분까지 판문점에서 회담 일정과 동선을 점검하는 리허설을 했다. 임 실장 등은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이 이뤄지는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부터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남측 지역의 자유의집 마당, 회담 장소인 평화의집 등을 둘러봤다.

정상회담 준비위는 25일 오전 남북 합동 리허설을 하고, 정상회담의 모든 행사를 시연하는 최종 리허설은 26일에 진행할 계획이다. 최종 리허설은 정상회담 당일 행사를 그대로 재연하지만,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리는 대역 대신 비워둘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합동 리허설은 양 정상이 만나는 그 시각에 비공개로 실시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자유의집의 기자실에 들러 "양 정상의 첫 만남부터 공식 환영식이 진행되는 첫 번째 이동 동선의 생중계 화면이 전 세계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달라"고 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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