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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취재뒷담화] 제주항공 기간제 3명→713명…부끄러운 숫자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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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안소연 경제산업부 기자


“기간제로 분류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정규직과 거의 같은 대우를 하고 있으며 일정 기간이 끝나면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제주항공이 20일 2017년 사업보고서 내용 중 기간제 근로자가 ‘3명’으로 표기된 것을 ‘713명’으로 정정공시했습니다. 전날에는 이 내용을 두고 제주항공을 포함해 여러 항공사에 비정규직 비율을 문의했습니다. 비정규직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턴승무원의 현황에 대해 항공사들은 공통적으로 ‘일정 기간 후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며 위와 같이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사업보고서에 근로자 공시 의무가 있는 회사들이 모두 제주항공처럼 이들을 정규직으로 분류하지는 않았습니다. 제주항공은 일부 언론이 해당 문제를 지적하고, 지난 19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등에 취재에 돌입하자 이를 정정했습니다.

사실 이 사안은 ‘비정규직은 부끄러운 숫자인가’라는 물음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유독 높은 숫자는 그동안 국정감사에서도 표적이 되어 왔습니다. 최근에 승무원들의 과로 문제가 지적되면서 보다 안정된 근무 형태로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으며, 삼성전자서비스가 하청업체를 직접 고용하는 등 사회적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어 아마 부담스러운 숫자였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어쨌든 정정 공시를 했고, 금감원의 설명대로 ‘투자자들의 투자의견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제주항공이 그동안 LCC 선두업체로서 본인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고 소비자들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젊은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구애하고 있는 제주항공으로서는, 그리고 고용 창출에 앞장선다고 강조했던 제주항공으로서는 이런 숫자를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개선하고 있다는 점을 더 강조했으면 좋았을 뻔했습니다.

이석주 제주항공 신임대표는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폭발적인 성장세와 관련한 질문에 “앞으로 더욱 겸손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외형이 커지는 데 자만하지 않고 늘 개선할 부분을 찾아내고 승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승객들은 제주항공에 비행의 질 뿐 아니라 사회에서 미치는 영향도 더 세심하게 살피는 태도를 기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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