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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천억 매출 깨졌다…원액기로 외길 걸어온 휴롬, 수출·제품 다각화에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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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진아 기자 = 한 가지 제품군으로 부각된 기업은 시장에서의 독점력과 기술의 전문성을 보여주지만, 이는 반대로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 경우 돌파구를 찾기 위한 체질개선에 애를 먹기도 한다.

원액기로 이름을 떨친 휴롬의 현 상황이 이와 같다. 2014년 ‘지긋이 눌러 짜먹는 건강 주스’로 원액기 시장을 개척하며 매출 3000억의 정점을 찍었지만, 3년새 휴롬의 매출은 3분의 1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매출 악화는 3년간 추이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휴롬의 2015년 매출은 2308억원으로 줄었으며, 2016년에도 700억가량 줄어든 16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1000억원을 무너뜨리며 929억원을 기록했다. 10년만의 영업적자는 200억원에 달했다.

휴롬 측은 “전반적 매출 축소는 중국의 사드여파가 장기화되며, 주력 수출 국가인 중국에서의 매출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휴롬의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수출은 60%이상이며, 이 가운데 중국이 40~70%를 차지해 압도적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휴롬 측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내부 전담팀(TF)을 꾸려 가동하고 , 재고 소진 등 정리에 나섰다. 아울러 북미·중남미 등 미주 지역으로의 수출다변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휴롬 관계자는 “지난해 초 설립한 유럽 사무소를 기점으로 유럽 전역으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며 “올해는 중동 및 동남아 등 신시장을 개척하고, 동남아·미주 시장에서의 거래선과 긴밀한 협업을 구축해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보복이 본격화 된 지난해 3월 이전에도 가파른 속도로 매출이 하락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 원인으로 ‘사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업계는 중국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었던 원액기가 잇따른 유사상품의 속출과 시간 효율이 높은 초고속블렌더에 밀렸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또는 ‘새로운’ 후속 작(作)의 부재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 생활가전업계의 사업다변화 전략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선풍기로 성장을 다져 온 신일산업은 일찍이 모터기술을 기반으로 블렌더·히터 등 제품 다각화를 일궜고, 올해부터는 펫가전 ‘퍼비’를 내세워 새로운 시장 구축에 나섰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휴롬도 제품 ‘다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휴롬은 지난해 수립한 ‘2020 미래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단일 제품의 주방가전기업에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글로벌 건강가전브랜드로의 성장비전을 발표했다. 제품군 확대와 함께 온라인 등 내수 채널도 넓혀 매출 신장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원액기’ 시장의 판매 호조세에 부응하기 위해 개선된 제품도 선보인다. 휴롬이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제품은 원액기의 고질적 단점이었던 ‘세척성’을 대폭 개선했다. 아울러 올해 1분기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티(Tea)마스터’ 제품을 바탕으로 한 시장개척도 목표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매출 4000억(영업이익율 10%)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휴롬 관계자는 “지난해는 무리한 판매보다는 재고를 감소하는 방향으로 건전하게 운용했다”며 “신성장 동력을 다지는 원년으로서 급격한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운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분기의 회복세를 바탕으로 실적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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