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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한진一家 향한 끝없는 제보…관세청, 전방위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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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이 던진 물컵 하나가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경찰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는가 하면 관세청은 관세포탈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대한항공 3세에 대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2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관세청은 사상 처음으로 재벌 일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진그룹 조현아·원태·현민 삼남매의 서울 평창동 등 자택과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사무실을 찾아 관련 밀수와 관세포탈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물품을 수거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최근 분석한 해외 신용카드·수입실적 내역상 물품에 관한 압수수색으로 대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삼남매와 관련자들 소명이 이뤄진 후에도 불법 의혹이 남으면 당사자를 직접 소환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직접 명품을 압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압수물에는 국내 반입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사진 등 '증거자료'를 비롯해 자료가 남아 있을 수 있는 컴퓨터와 태블릿PC, 외장하드, 관련 서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이 이례적으로 재벌가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조 회장 일가가 항공사 오너라는 특수성을 이용해 명품 의류와 인테리어 소품, 심지어 소시지 같은 물품까지 들여오며 세관 통과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제보가 이어져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어서다.

관세청 관계자는 "의혹을 제기한 대한항공 직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모두 사내 보복이나 공범으로 몰릴 것 등을 우려해 신분 공개를 꺼리는 바람에 제보자를 통한 혐의 입증 자료 확보가 쉽지 않아 자체 조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 오너 일가가 개인 물품을 조직적으로 회사 물품이나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해 내야 할 운송료나 관세를 회피했다는 내부 증언은 계속 꼬리를 물고 있다. 인천세관 밀반입 '통로 의혹'에 더해 세관 회식 자리에 조양호 회장 측이 밀반입한 고급 양주를 가져와 접대했다는 의혹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과거 시점과 당시 직원을 특정하기 어려워 무작정 조사를 밀어붙일 수 없으나 구체적 정황이 보이면 내부 감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을 수사 중인 경찰은 조 전무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한편 언론에 보도된 이 이사장의 녹취파일 등도 입수해 분석할 예정이다. 이 이사장에 대한 내사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맡았다. 한편 조 전 전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물벼락 갑질'이 벌어진 당시 회의 녹음파일을 입수해 조 전무가 무엇을 어느 방향으로 던졌는지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잔이 깨지는 소리가 담겼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선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인오 기자 / 김희래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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