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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말레이서 오토바이 2인조가 암살…모사드 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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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오토바이 탄 괴한들이 로켓·무인기 전문가 살해

피살자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부 추정

이스라엘 정보장관의 표적살해 위협 이튿날 발생

말레이 부총리, 이스라엘 정보기관 강하게 의심



지난해 발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독살 사건의 충격이 생생한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번에는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 조직원 암살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전날 하마스 간부들에 대한 살해 위협을 한 이스라엘에 강한 의심의 눈길이 쏠린다.

말레이시아 <베르나마> 통신은 21일 팔레스타인 출신인 파디 바트시(35)가 모스크로 새벽 기도를 가는 길에 괴한 2명에게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장 주변 폐회로텔레비전(CCTV)에는 헬멧을 쓴 채 오토바이를 타고 20여분간 기다리던 괴한들이 바트시에게 총격을 가하고 달아나는 장면이 잡혔다.

말레이시아에서 8년을 거주한 바트시는 전기공학 전문가로 말레이시아대에서 강의하면서 모스크에서 이맘(이슬람 성직자)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하마스에서 중요한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 통신은 하마스의 군사조직이 가자지구에서 초상화를 내걸고 장례 준비를 하는 것을 보면 상당한 급의 간부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아맛 자힛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바트시는 로켓 전문가라고 밝혔다. 그는 “말레이시아 영주권자인 바트시를 팔레스타인에 적대적인 국가가 골칫거리로 여긴 것 같다”며 이스라엘을 강하게 의심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바트시가 하마스의 무인기 개발에 간여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 정보장관이 하마스 쪽에 암살을 경고한 이튿날 발생했다. 이스라엘 카츠 정보장관은 “가자지구 접경 지대에서 (이스라엘군) 지휘관들에 대한 어떤 공격도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표적 살해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고 트위터로 경고했다. 따라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더욱 의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2010년 하마스 고위 간부가 두바이 호텔에서 독살당했을 때도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됐으며, 일부 국가는 외교관 추방으로 이스라엘에 항의한 바 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지난 수년간 여러 과학자가 암살당했다. 적대적인 정보기관, 주로 이스라엘의 모사드가 배후에서 그들을 노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대변인은 암살 사건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보부는 카츠 장관의 위협은 가자지구에 국한된 얘기라고 주장했다.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접경 지대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 건국으로 쫓겨난 지 70돌을 맞아 벌이는 ‘위대한 귀환 행진’ 과정에서 20일에 4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최근 37명이 숨지고 4500여명이 다쳤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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