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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오너 일가'에게 돌아온 물벼락…대한항공,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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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경찰, 이르면 이번주 조 전무 소환 조사...대한항공, 안일한 초기 대응 문제 키워 ]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한진그룹 오너 일가 '비리 세트'로 번지고 있다. 오너 일가는 자택이 압수수색 당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나서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조 전무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19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조 전무의 휴대폰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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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무는 입건된 상태로 현재 출국정지 조치를 받았다. 조 전무 측은 경찰이 소환할 경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국적인 조 전무가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국내에서 경영활동이 힘들어질 수 있다.

지난달 조 전무가 광고대행사와 회의에서 물을 뿌리고 컵을 던졌다는 논란으로 시작된 ‘물벼락 논란’은 한진그룹 오너 일가로 확대되고 있다. 대한항공 내부에서 갖가지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 당국에서 조사에 착수한 것만 4가지에 이른다.

경찰은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언 및 폭행을 수사 중이고, △관세청은 오너 일가의 개인물품 밀반입을 조사 중이다. 지난 21일 오너 일가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또 국토부는 조 전무의 불법적인 진에어 등기이사 등재와 관련해 내부 감사에 착수하고, 진에어와 대한항공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필리핀지점이 오너 일가의 가정부 고용을 지원하고 있다거나 오너 일가가 항공기에 탑승을 할 때는 특별청소를 진행했다 등 다양한 의혹이 나오고 있다. 갑질과 오너 일가의 불법을 제보하기 위한 SNS(소셜네트워크) 채팅방이 개설될 정도이다.

대한항공도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하고 있다. 5000달러짜리 드레스를 밀반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한항공은 "이같은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된 바도 없으며 총수 일가의 물품을 일반 승무원이 열어봤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최근 조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 방음공사를 했다는 것에 대해선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한 적은 있었으나 방음 공사를 한 적을 없다"며 "중역실은 직원들과 격리된 곳이어서 별도 방음 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오너 일가와 대한항공의 사건 초기 대응이 너무 안일했다고 지적한다. 논란 초기 조 전무가 공개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면 사건이 이렇게까지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전무를 포함한 오너 일가의 공개 사과는 아직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호미로 막을 일을 이제는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됐다"며 "사건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오너 일가의 소통부재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조 회장이 직접 나서야할 정도로 사안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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