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김광수 전 FIU(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이 낙점됐다. 3연임에 도전했던 김용환 현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 그동안 금융당국에 묶여있던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인가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르면 다음달 초 발행어음 사업 인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NH투자증권은 초대형IB(투자은행) 업무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맡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오는 30일 김광수 회장 내정자 임기가 시작되는 대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김광수 전 FIU(금융정보분석원) 원장. |
농협금융지주의 차기 수장이 결정되면서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사업 인가도 재시동을 건 셈이다. 당국은 김용환 현 회장의 금감원 인사청탁 의혹이 불거진 후 지배구조 결격 여부를 따지겠다며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보류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초대형IB에 지정됐고 인력을 대규모 충원했지만 핵심사업인 발행어음 사업은 6개월간 공전했다. 이번 회장 선임과정에서 3연임을 노렸던 김용환 현 회장이 임추위 면접을 앞두고 사퇴하면서 그동안 발행어음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경영진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광수 내정자의 임기가 시작되는 30일 이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검증자료를 요청할 것"이라며 "금융 관련 제재 이력 등 결격사유를 파악하고 발행어음 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문제에 대한 금융당국 검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고, FIU 원장 출신인 김광수 내정자의 경력상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이다. FIU는 자금세탁, 외화 불법유출 등을 막기 위해 설립된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이다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달 중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인가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증선위를 통과하면 NH투자증권은 초대형IB 출범 반년여 만에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든다.
지난해 11월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2호 사업자가 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IB업계 '대부' 정영채 사장을 신임 대표인사에 선임하고 IB사업부를 재편하는 등 IB사업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발행어음 인가 시 2분기 이후 IB사업부 실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고, 인가 즉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1조5000억원 규모 발행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19대 국회의원 시절 셀프 후원 문제로 사퇴한 김기식 전 원장으로 인한 금감원 수장 공백이 부담이다. 유광열 원장대행 체제로 금감원이 운영 중이지만 최고 의사결정권자 없이 발행어음 인가 결정을 내릴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차기 원장 인선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곧바로 발행어음 인가를 내줄 수 있겠냐"며 "대행 체제가 있더라도 증권사에 새 사업을 허가하는 문제는 신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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