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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12살 연상 유부남 동료가 성폭행"…피해자, 꽃뱀 취급에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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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성범죄 피해자인 직원이 투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사고 전 징계위원회에서 2차 가해 발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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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성범죄 피해자인 직원이 투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사고 전 징계위원회에서 2차 가해 발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A씨는 지난 8월 12살 연상 동료 직원에게 성범죄를 당했다.

가해자는 유부남으로, 당시 피해자와 함께 출장을 나온 상태였다. 그는 당시 피해자가 묵는 숙소에 침입해 "이렇게 된 김에 그냥 한번 같이 자자", "미워하지마라. 왜 차갑게 구냐. 하룻밤 좀 같이 보내자"며 성폭행을 시도했다.

피해자의 완강한 거절로 다행히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이후 피해자는 이를 국방과학연구소 고충처리위원회에 신고했고, 위원회는 피해자의 진술과 현장 CCTV 등을 토대로 가해자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을 의결했다.

징계위원회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징계위원장은 피해자에게 "너 이거 정신과 약 먹는 것 때문에 망상이나 착란 겪은 것 아니냐"고 했고, 위원 한명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참 각별한 사이다. 네가 잘못했다"며 쏘아 붙였다고 한다.

당시 피해자가 눈물을 흘리며 항의하자 "조사에 방해된다"며 퇴장 조치를 한 위원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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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사건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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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결국 "조직이 나를 지켜주지 않으면 나도 날 지키지 않겠다"며 뛰쳐나갔고, 회의실 옆 방에서 창문을 열고 5m 아래로 뛰어내렸다. 피해자는 이 사고로 척추와 골반 등에 골절상을 입었다.

피해자 측은 "징계위원들이 수시로 피해자의 말을 끊고 먼저 꼬리를 쳤다는 식으로 꽃뱀이라도 되는 것처럼 몰아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 발생 후 3개월이 지나서야 징계위원회를 개최했을 만큼 사건 처리가 지지부진했고, 징계위원이 피해자를 모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가해자를 비롯해 징계위원들을 고소했다.

이에 대해 국방과학연구소 측은 "징계위원회 발언 사실 여부 등 사건 관련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며 "수사에 잘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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