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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인력 늘리고 네이버 압수수색도…경찰 드루킹 사건 뒷북 수사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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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네이버 통해 경공모 등 3곳 사이버 압수수색

드루킹 수사팀 36명으로 확대 총력전 체제 구축

"정치검찰" 비난해온 경찰 수사권 조정 악재될까 우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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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드루킹 네이버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 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인 경찰이 뒤늦게 총력대응 체제를 구축해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비난여론이 확산할 경우 50년 숙원인 검경 수사권 조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드루킹’ 김모(48·구속)씨의 온라인 본거지인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카페에 대한 ‘사이버 압수수색’에 나서는 한편 김씨가 운영하는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수사 인력도 재차 보강했다.

◇경찰 네이버 통해 경공모 등 3곳 사이버 압수수색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0일 김씨가 운영한 네이버 카페인 경공모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게시글과 사진, 댓글, 회원 명단 등 자료를 네이버 측에 요구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는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등을 동원한 조직적인 댓글 여론조작에 나설 때 경공모 회원 및 이들의 아이디를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네이버가 자료를 건네면 관련 카페의 조직 규모와 운영방식 등을 분석해 댓글 조작 사건 공범과 여죄, 불법 아이디 도용 등을 밝힐 방침이다. 특히 김씨가 인사청탁을 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과의 ‘500만원 금전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보좌관의 상환시점 등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의 보좌관은 김씨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았다 김씨가 구속된 이후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네이버 측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식으로 집행했다. 물리적인 외부 장소에 수사관을 파격에 증거물품을 수거해오는 일반적인 압수수색과 다른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네이버 카페 내 전산자료만 요청한 것”이라며 “네이버에 직접 진출해 집행하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운영하는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등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부터 수사팀을 파주의 느릅나무 사무실에 보내 건물내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 및 건물 주변 CCTV, 주변 차량 2대 블랙박스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파주 사무실에서는 휴대용저장장치(USB)1점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1일에도 느릅나무를 압수수색했었다. 당시 경찰은 김씨 등 3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 드루킹 수사팀 36명으로 확대 총력전 체제

경찰은 김씨 사건 수사에 총경 1명과 경정 2명, 경감 3명 등 총 6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에 따라 김씨 사건 관련 수사인력은 총 36명으로 불어났다. 앞서 경찰은 지난 17일 기존 사이버수사대 2개팀(13명)에서 5개팀(30명)으로 수사 인력을 늘린 바 있다.

추가 파견된 총경 1명은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해온 김동욱 총경이다. 김 총경은 2016년 서울경찰청 홍보협력계장도 지냈다.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경찰관 3명도 법률지원팀으로 차출됐다. 팀장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2계장인 박창환 경정이다. 나머지 2명은 변호사 특채 출신인 경감 2명이다. 이들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한 법리 검토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경찰이 전방위적으로 수사 확대에 나선 것은 수사를 통해 친문실세인 김경수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해소하거나 입증하지 못할 경우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치검찰이라고 비난여론 탓에 수사권 조정과정에서 우위에 섰던 경찰이 ‘너희도 똑같다’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당연히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 청와대가 조정안 초안을 만들지만 결국 최종안은 국회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드루킹이 일방적으로 메신저를 보냈을 뿐 김 의원은 의례적인 답변만 했다”고 밝혔으나 보도를 통해 김 의원이 기사 URL이 포함된 14건의 메시지를 먼저 보낸 사실이 드러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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