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농협금융 회장으로 부활한 김광수...비은행·글로벌 강화 '과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김광수(사진·61)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정통 금융관료’, ‘비운의 황태자’ 등 많은 수식어를 달고 있다. 임기는 2년이다.

김 내정자는 김석동, 신제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잇는 ‘모피아(MOFIA·옛 재무부 출신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의 마지막 적자’로 평가받으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 휘말리면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김 내정자는 호남 출신으로 이낙연 국무총리의 광주제일고 후배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가장 아끼는 후배이기도 하고, 같은 호남 출신이자 김 전 위원장과 경기고 동기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도 가깝다.

김 내정자는 취임 후 농협금융의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비은행 및 글로벌 부문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22일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아직 내정자 신분이기 때문에 포부를 밝히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취임이 확정되면 생각해둔 경영 계획을 밝히겠다”고 했다.

◇ ‘김석동의 오른팔’ 정통 금융 관료...저축은행 사태에 발목잡혀

전남 보성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 출신 엘리트 공무원의 필수 코스인 금융정책과장을 지낸 정통 금융관료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을 맡아 합리적인 일 처리로 시장을 잘 아는 관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과 출신을 불문하고 선후배의 신임도 두텁다.

한 고위 관료는 “김 내정자는 한마디로 적이 없는 스타일”이라며 “업무처리 능력은 물론이고 인성에서도 ‘너무 착해서 탈’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매사에 성실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다시 한번 금융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하마평이 나왔을 당시 김 내정자는 유력한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그 이후에는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번번이 최종 낙점은 받지 못했다.

앞서 김 내정자는 지난 2011년 3월 FIU 원장에 취임했으나 곧 비운이 시작됐다. 금융서비스국장 시절에 “대전저축은행 인수를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으로부터 총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파면됐다. 그러나 2013년 10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아 혐의를 벗고 복직했다.

한 번 떨어진 명예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당국 안팎에서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면서 기업은행장 유력 후보로 부상했지만 모피아가 금융 공기업 인사를 독식한다는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결국 공무원 옷을 벗고 2014년 법무법인 율촌에 고문으로 합류했다.

조선비즈

서울 충정로 NH농협금융 본사./조선DB




◇ 김광수의 농협금융호(號) 과제는

농협금융은 지난 2년 간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뤘다. 지난해 순이익은 8598억원(농업지원사업비 제외)을 기록했다. 2012년 농협금융 출범 후 최대치다.

그러나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임종룡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 대형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했지만 지난해 농협금융 순이익 중 은행 비중은 75.8%로 여전히 높다.

김 내정자는 지난 19일 농협금융 회장 면접에서 “향후 글로벌과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취임 후 농협금융 글로벌 역량 강화와 함께 영업 능력 극대화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은 동남아시아 등에 은행 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와 함께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공소그룹과 합작사 설립도 추진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지(智)와 덕(德)을 겸비한 소통형 리더로 친화력과 인적네트워크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금융정책과장을 지냈기 때문에 농협 조직과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문관 기자(moooonkwa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