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4 (월)

세계 1위 '스포티파이', 아시아 시장서는 왜 힘 못 쓰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사진출처=/UPI,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세계 1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지난주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상장하며 IT 분야 최대 기업공개(IPO) 중 하나로 등극했다. 이번 IPO를 통해 평가된 스포티파이의 기업 가치는 265억 달러(약 28조 4000억 원). 그러나 스포티파이는 유독 아시아 시장에서만큼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바 섬 요그야카르타에 거주하는 22세 학생 아가사는 얼마전 자신의 스포티파이 유료 서비스 계정이 정지된 사실을 알고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해적판 버전의 유료서비스를 사용하다가 계정이 정지된 것.

아가사와 같은 이용자들이 스포티파이의 아시아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스포티파이 유료서비스 구독료는 한 달에 5만 루피아(약 4000원)에 불과하지만 아시아 이용자들은 제한된 가처분소득과 만연한 해적판 소프트웨어로 인해 유료서비스 구독을 잘 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전체 사용자는 2017년 말 기준 1억 5700만 명이다. 이중 유럽 이용자가 37%로 가장 많고 북미 이용자가 32%를 차지한 반면, 아시아 이용자는 10%에 불과하다.

아가사의 사례처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블로그와 소셜미디어 채팅방 등을 통해 ‘스포티파이 유료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법’ 같은 글이 흔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심지어 싱가포르 기반 동남아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쇼피(Shopee)에서는 스포티파이 유료 서비스 계정이 정가보다 2만 루피아 저렴한 3만 루피아에 거래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CD나 DVD의 불법 복제는 그렇다고 치자. 왜냐하면 (CD나 DVD의) 오리지널 카피를 사는 데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은 한 달에 15링깃(약 4000원) 밖에 안하고, 가족 요금제를 사용하면 비용을 친구들과 나눠서 낼 수도 있다. 심지어 스포티파이는 일정 시간 광고만 들으면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무료 버전도 있다”고 꼬집었다.

스포티파이는 2013년 아시아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스포티파이는 철저화된 현지화 전략을 사용하기로 하고 한 달 이용료를 미국(9.99달러/월)이나 영국(9.99파운드/월) 등보다 훨씬 저렴한 한 달에 5달러 이하로 책정했다. 또 케이팝(K-pop)이나 당둣(인도네시아 대중음악 장르) 등 현지 음악들을 다양하게 플레이리스트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유명 시장조사기관인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의 수데브 방아 인도네시아·필리핀 담당 매니저는 “아시아 사용자들은 상당히 변덕스럽게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을 갈아 타면서 어떤 업체가 괜찮은지 끊임없이 비교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 기반 스트리밍 업체들은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음원 저작권을 다량 확득하고 훌륭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춰 스포티파이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게다가 동남아시아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자의 비율이 5% 미만이다. 따라서 이곳의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은 휴대폰 소액 결제나 은행 계좌 이체 혹은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사용권을 구매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결제 서비스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반면 스포티파이의 역내 최대 라이벌인 중국 텐센트 홀딩스의 스트리밍 서비스 ‘죽스(JOOX)’는 소셜미디어 공유시마다 12시간의 VIP 계정 서비스 무료 제공 등의 서비스를 앞세워 홍콩·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 등에서 스트리밍앱 다운로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다. 죽스 뿐만 아니라 라인 뮤직, 대만의 KKBOX, 홍콩의 MOOV, 애플뮤직, 사운드클라우드, 디이저(Deezer), 판도라 등 아시아는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스포티파이가 활개치는 해적판 앱 이용자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면 아시아 시장에서 더욱 성장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올해 아시아의 뮤직 스트리밍 시장의 수익은 14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