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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광주시장 후보 못내는 평화당 … “그것이 당이다요?” 싸늘한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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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민주당 시장 후보 경선 치열…민평당은 후보 물색 중

최근 민주당 오만 행태 비판 목소리…민평당 예의주시



한겨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광주시장 후보 경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지만, 민주평화당은 후보 물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문화전당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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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당이다요? 당도 아니제…. 누가 시장 후보로 나와도 힘들제.”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에서 세탁소를 하는 김재석(60)씨는 12일 헌 옷을 수선하기 위해 실밥을 뜯으면서 민주평화당(민평당)에 대한 실망감을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민평당은 국민의당에서 쪼개졌다. 2016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심장이던 광주에서 국회의원 7석을 모두 석권해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2년이 지난 뒤 민평당과 국민의당이 합쳐진 바른미래당의 광주 지지율은 그야말로 바닥이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당시 총선에선 민주당에 대한 심판 정서가 강해 국민의당이 광주에서 승리했는데, 호남 사람들이 원했던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을 주도하지 못해 전국적인 지지율이 하락했고, 특히 광주 등 호남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민평당과 바른미래당에선 광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마저 없을 정도다. 민평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다음 주께 광주시장 후보와 관련해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 정당은 현역 정치인 뿐 아니라 새로운 인물들에서도 광주 시장 후보를 찾고 있지만, 고사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희열(58·광주시 북구·자영업)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잘 하니까 힘이 그 쪽으로 많이 간 것 같다. 민평당은 중간 조정 역할을 한다드니 힘은 빠지고 당 정체성도 못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 평론가 이남재씨는 “국민의당이 쪼개지면서 호남에 갇혀버린 느낌이 든다. 현역 국회의원들 가운데도 시장 출마자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라며 “이런 행태는 민평당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려는 것보다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을 통해 흡수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의 광주시장 후보 경선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은 취임 이후 줄곧 90% 안팎이다. 4월 첫째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지율은 82.4%로 전국 평균인 68.1%를 14.3%포인트 웃돌았다. 광주시민들은 대체로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등 일을 잘풀어가고 있다”며 지지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엔 예비후보가 7명이었다. 후보 3명간 단일화와 윤장현 광주시장의 불출마 선언 등으로 경선 후보는 강기정·양향자·이용섭 3명으로 확정됐다. 벌써부터 민주당원들 사이엔 ‘경선 승리=당선’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외유 논란이 변수로 등장했다. 김 원장을 감싸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온다. 12일 광주시 동구 산수동 옛 굴다리 앞에서 만난 ㄱ(62)씨는 “요새보면 김기식(금감원장)이 추접스런(부끄러운) 짓이 문제가 있던디 청와대가 옹호하더라. 그런 것이 적폐제 뭣이 적페다요?”라고 기자에게 물었다. 시민 ㄴ(45)씨도 “청와대가 김기식을 밀어붙이는 것이 꼭 과거에 하던 짓을 닮아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외 정당에선 김 원장 논란으로 민주당의 고공 지지율에 균열이 생길 경우 구청장, 구의원 등 기초선거 등에서는 ‘경쟁 구도’를 기대하고 있다. 광주의 기초의원 선거구 총 20개 가운데 3~4인 선거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3인 선거구가 15곳으로 가장 많고, 2006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4인 선거구도 2곳이 신설됐다. 2인 선거구는 3곳으로 확 줄었다. 민평당에선 광주 5개 구 가운데 2곳에서 구청장 후보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환 민평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4월 남북정상회담 등 워낙 큰 공이 굴러다니니까 야당의 메시지가 들어갈 구멍이 없다”면서도 “김기식 금감원장 건은 민주당 지지율이 꺾이는 시작점일 수 있다. 구청장 선거나 시의원·구의원 선거는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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