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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단독]삼성증권, 고객에 주식 사준 PB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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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유령주식 매매한 직원 외 고객에게 삼성증권 주식 매매해준 PB 조사…사내 '칼바람']

삼성증권이 착오로 배당된 유령주식을 매도한 직원뿐 아니라 당일 삼성증권 주식을 고객을 위해 매매해준 PB(프라이빗뱅커)에 대한 사내 조사에 착수했다. 증권관리 담당자와 유령주식 매도자에 이어 PB까지 중징계 대상자에 오를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본사와 초대형 금융센터 및 전국 각지의 WM지점에서 지난 6일 삼성증권 주식이 급락할 때 고객을 위해 매수 주문을 내는 등 당일 삼성증권 주식을 매매한 직원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다. 회사에 대형 사고가 발생해 주가가 급락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는데 이를 기회로 보고 주식 매매에 참여한 관련자를 색출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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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부 PB는 고객에게 삼성증권 주식이 급락하는 것을 보고 저가 매수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객이 PB 추천을 듣고 직접 자신의 계좌에서 매매를 한 경우는 적발 대상이 아니지만 PB가 주문을 내 준 경우는 적발 대상이 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전일 착오 배당된 유령주식을 매도한 직원뿐 아니라 유령주식 매도를 시도했던 직원 6명도 추가 징계하기로 했다. 이들은 삼성증권 유령주가 시장에 쏟아질 시점 매도 주문을 냈으나 주가 급락으로 거래가 체결되지 않았다.

유령주식 매매 관련자에 이어 PB, 지점에서 고객 거래를 담당하는 영업직원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문책 및 내부 징계 대상자 수는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사내에서는 관련 조사와 직원에 대한 문책을 두고 말이 나오고 있다. 부실한 시스템을 장기간 유지한 회사 측의 책임도 있는데 직원의 '도덕적 해이'에 집중해 사고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10일 김기식 금감원장이 "삼성증권 사태는 직원 개인의 실수라기보다는 시스템적이 문제"라고 말한 것처럼 시스템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직원들이 문제를 일으킬 수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입력 시스템에서 주식배당을 선택하면 있지도 않은 주식이 입고될 수 있었다"며 "추가로 확인한 다른 4개 증권사도 모두 유사하다"고 밝혔다. 즉 삼성증권이 아닌 다른 증권사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었던 사고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배경이 된 증권관리팀장의 부재, 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도 시스템 안에 안전장치가 있었다면 예방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한편 우리사주 배당 입력 책임자인 증권관리팀장은 사건 발생 하루 전인 5일에 결제를 미리 한 뒤 사고 당일에는 삼성증권 '힐링캠프'에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 힐링캠프는 건강한 조직 문화 구축을 위해 임직원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관리하는 사내 복지 프로그램이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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