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금호타이어 전 직원 대상 더블스타 인수 찬반 투표 부쳐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9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동걸 회장 “노조가 인수 찬성 구두합의하고 약속 이행 안해”

“더블스타 인수 성사 땐 임직원 스톡옵션 지급” 새로 제안도

금호타이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이 “금호타이어 노조가 중국계 타이어 회사 더블스타의 자본 유치를 수용하기로 합의해 놓고 후속 작업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금호타이어 전 직원을 상대로 더블스타 인수 찬반을 묻는 투표를 실시할 것을 회사와 노조에 요구했다.

이 회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2일과 23일에 걸쳐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들이 나와 수석부행장,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과 면담을 갖고 더블스타 외자 유치를 포함한 4개 항에 구두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밝힌 합의 사안은 ▦노조의 더블스타 자본유치 수용 ▦경영정상화 및 장기 발전안 수립을 위한 미래위원회 공동구성 ▦조속한 자구계획 합의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정채(노조 회사 노사정위원회 산업은행) 명의 공동선언문 발표(26일 또는 27일) ▦노조원 대상 합의사항 설명 및 투표 부의(29일 또는 30일)다.

이 회장은 그러나 “25일 공동선언문 초안을 노조에 송부하고 그날 자정까지 최종 의견을 달라고 했지만, 노조는 국내업체 인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한까지 의견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언급한 국내업체가 호반건설 등 호남 지역 기업이라는 설이 도는 가운데, 이 회장은 ”더블스타의 투자 유치를 공개한 이달 2일 이후 국내 어떤 기업과도 투자 유치를 위해 접촉하거나 투자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사무직이 23일 광주공장을 방문한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에게 자본유치에 찬성한다는 입장의 서한을 전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노조가 현재 직원들 다수의 진정한 의사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금호타이어와 노조에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더블스타 외자유치에 대한 찬반 투표를 조속히 실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어 앞서 기한으로 제시한 이달 30일까지 노사 자구안 합의 및 더블스타 투자 유치에 대한 노조 동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이 회장은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성사될 경우 차이 회장이 공언한 독립경영 보장, 고용 유지 외에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겠다는 제안도 새로 내놨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