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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美·中 무역전쟁 우려에 증시 패닉…원화값도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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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미-중간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크게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9.26포인트(3.18%) 내린 2496.02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1.94포인트(4.81%) 내린 829.68에 장을 마감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 9.5원 오른 1082.68원에 마감했다. 2018.03.23.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이국현 이진영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에 23일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주가는 폭락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되면서 원화도 약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간 600억 달러(약 65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 및 기술이전 제한을 골자로 하는 '중국의 경제 침략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와인, 돼지고기 등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0억 달러(약 3조2400억원)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맞불을 붙였다. 관세가 부과될 미국산 제품은 크게 2개 카테고리로, 총 128개 품목이 해당된다.

국내 증시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흐름을 보였지만 미중 무역전쟁 가능성에 충격을 받았다. 글로벌 무역 전쟁 격화로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496.02)보다 79.26포인트(3.18%) 급락한 2416.76에 장을 종료했다. 이는 2012년 5월 18일(-3.40%) 이후 5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투자자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439억원, 1333억원을 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754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3.97포인트(24.45%) 급등한 20.21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바이오주의 거품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전 거래일(871.62)보다 41.94포인트(4.81%) 떨어진 829.68에 마쳤다. 이는 2016년 2월 12일(6.06%) 이후 2년1개월 내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시가총액 26위에 이름을 올린 차바이오텍이 하한가를 치며 거품 논란이 끊이질 않는 바이오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재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에 부합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전날 강세를 띤 코스피는 오늘은 미중 무역 갈등 본격화에 크게 흔들렸고, 차바이오텍의 감사의견 한정 이슈로 촉발된 바이오주 투자심리 약화도 악영향을 미쳤다"며 "국내 증시가 당분간 조정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원화값도 폭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보다 9.5원 오른 1082.2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를 기준으로 지난달 28일(1082.8원) 이후 3주 만에 최고치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조치에 정확한 수치나 기한 등을 제시했으면 불확실성이 보다 빨리 제거됐을텐데 아직 구체화가 덜 된 모양새"라며 "이에 따른 원화 약세 흐름도 빨리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채권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3.3bp(1bp=0.01%포인트) 내린 2.223%에 마감했다. 국고채 1년물 금리는 0.5bp 내린 1.881%로 마쳤다. 채권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장기물도 강세였다. 10년물은 전날보다 4.6bp 내린 2.648%에, 20년물은 3.0bp 내린 2.653%에 마감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중심이 중국을 향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과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그간 주식시장 상승의 중심이었던 미국 증시와 미국 경기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은 미국 물가 상승 압력을 높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가속하는 경로 외에도 정책의 본래 목표인 자국 제조업 성장에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정책 부작용 우려가 미국 제조업으로 확산될 경우 주식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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