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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美-中 무역전쟁 발발, 기업들은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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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中 '사드보복' 전략 사용 가능성…中 진출 美 기업, 큰 피해 우려]

머니투데이

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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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시작하면서 중간에 낀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자칫 무역보복의 대상이 돼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화웨이 등 일부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에 제동이 걸렸으며, 중국 내 미국 기업들도 사업이 위축될 위기에 처했다.

◇ 中 '사드 보복'과 비슷한 전략 예상…美도 큰 손실 우려

겉으로 보기에 양국 무역 전쟁에서 유리한 것은 미국이다. 미국의 대중 수출이 전체 미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해 미국의 무역제재로 큰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며 수많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미국이 반드시 우위에 섰다고 볼 수 없다. 중국이 미국 기업을 압박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무역보복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면서 "중국은 이들이 워싱턴정가에 행사하는 막강한 로비 능력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많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만 중국에서 180억달러(약 19조454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중장비 제조사 캐터필러의 중국 매출은 전체의 5%에 달했다.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반도체 기업 퀄컴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시 각각 370억달러, 120억달러어치의 매출을 보장받았다. 이밖에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테슬라 등 자동차 업체부터 나이키 등의 의류업체, 심지어 카지노 업체까지 미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 주재 외교관 출신이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애버딘스탠다드의 연구원인 알렉스 울프는 "중국은 자국 시장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고통을 주는 것에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사드(THAAD) 배치를 빌미로 한국 기업과 한국 제품에 보복을 가한 것을 예로 들었다.

많은 미국 기업들이 태평양 지역에 복잡한 공급망을 구축한 점도 문제다. 무역 전쟁으로 중국 등으로부터의 자재나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 미국 제조업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CNN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경쟁자로부터 미국 노동자를 보호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기업들이 큰 손실을 볼 처지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쉽게 미국 기업에 보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기업 상당수가 현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제품 대부분을 생산하는 애플을 제재하면 그 충격이 고스란히 중국 노동자에 전가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사 SIG의 크리스토퍼 롤란드 연구원은 "만약 중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이는 스스로 발등을 찍는 격"이라며 "그런 조치들은 중국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 美, 중국 자본 투자도 제한…화웨이 이미 퇴출 수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중 무역제재안에 중국 자본의 미국 투자 제한 방안을 포함했다. 중국 기업이 자금력을 앞세워 미국의 첨단 기술을 빼가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기업 견제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1월 미국 이동통신업체 AT&T가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취소했으며, 최근에는 대형 전자제품 판매점 베스트바이가 화웨이 스마트폰을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를 이용해 다른 나라 기밀을 훔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미국 의회가 2012년 화웨이 통신장비 금지령을 권고하기도 했다. 미국의 주요 정보기관들도 소비자에 화웨이나 ZTE 등 중국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12월에는 싱가포르계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도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퀄컴이 중국 자본에 넘어가면 차세대 통신 개발 경쟁에서 화웨이 등 중국에 밀릴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는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앤트파이낸셜의 미국 금융회사 머니그램 인수가 최종 무산됐다. 역시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 이유였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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