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추이/자료=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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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가 미국발 무역전쟁 공포에 휩싸였다. 보복의 악순환을 부르는 무역전쟁은 '승자 없는 싸움'이라는 역사적 교훈이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가 모두 2% 넘게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9%, 약 724포인트 떨어졌다. 포인트 기준으로는 역대 5번째로 낙폭이 컸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S&P500지수, 나스닥지수도 각각 2.5%, 2.4% 내렸다.
23일 오전 아시아 주요 증시도 급락세를 나타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3.54% 하락한 2만827.92로 오전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2%가 훌쩍 넘는 낙폭을 기록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중국에 초강경 무역제재를 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게 발단이 됐다. 그는 연간 약 600억달러(약 64조8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투자 제한 등 다른 조치도 예고했다. 트럼프는 "많은 것 가운데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무역전쟁 우려는 늘 있었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둔감했다. 뉴욕증시는 오히려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틈만 나면 증시의 랠리가 자신의 친성장정책 덕분이라고 뽐냈을 정도다.
뉴욕타임스(NYT)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제재 조치를 너무 쉽게 봤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로 사실상 무역전쟁 방아쇠를 당겼다는 평가가 나왔을 때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몇몇 나라가 관세 면제국이 되면서 긴장 수위가 낮아진 게 낙관론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한 발 뒤로 물러서거나 중국이 협상 의지를 내비치면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고 본다.
반대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면 패닉성 투매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이날 시장 반응은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설마' 했던 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낙관론보다 비관론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월가에서 '공포지수'로 통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하루 동안 최고 31% 치솟았다.
CNN머니는 무역전쟁이 월가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부상했다고 거들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의 최신 설문조사에서 펀드매니저들은 시장의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무역전쟁을 꼽았다. 무역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제치고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NYT는 이번 조치에 대한 중국의 반격이 투자심리를 진짜 시험대에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이미 트럼프의 조치에 맞서 3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인 변수는 이에 대한 중국의 반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콧 케네디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어떻게 될지 정말 예상하기 어렵다"며 "한쪽이 물러나거나 무역전쟁에 휩쓸리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역사상 가장 가까운 무역전쟁은 미국 허버트 후버 행정부가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제정하면서 일어났다. 잇단 보복 조치는 세계 무역과 경제를 위축시켜 대공황을 가속화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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