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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금호타이어, 볼보처럼 독립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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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 회견

中업체의 볼보車 인수 예로 들어

독립경영-사외이사 파견안 제시

동아일보

더블스타 차이융썬 회장(사진)이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운영 모델로 과거 중국이 볼보자동차를 인수한 사례를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독립경영 보장 원칙’만 언급했지만 이번에 구체적인 운영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차이 회장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수가 성사되면 금호타이어 본사는 한국에 두고 ‘볼보 모델’처럼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는 스웨덴 자동차회사 볼보를 약 2조5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볼보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고 일자리도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지리차는 볼보의 독립경영을 보장했다. 볼보의 헤드쿼터와 스웨덴 및 벨기에에 있는 생산기지를 유지하고 경영진에는 자율권을 줬다. 지리와 볼보는 연구와 생산에서는 협력하면서도 기존 볼보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게 했다.

더블스타는 주주권을 행사하는 방식과 금호타이어에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금호타이어를 운영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 인수 이후 금호타이어의 경영진 구성은 한국인 위주의 상임경영진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도 더블스타의 이 같은 방식이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2대 주주로서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더블스타는 기자회견에서 더블스타의 스마트공장(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된 공장)을 소개하는 영상을 틀었다. 이에 금호타이어 노조 내부에서는 “사실상 인원 감축을 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입장을 피력했다. 노조는 이날 더블스타 측에 더블스타의 경영 상황과 금호타이어 운영 계획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고 차이 회장을 만날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력 감축 논란에 대해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발전해야만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공장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공장 규모와 생산량을 늘리겠다. 스마트공장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6일 중국 더블스타 공장을 방문했을 때 더블스타 측은 “스마트공장으로 바꾼 뒤 기존 인력을 3분의 2 정도 줄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변종국 bjk@donga.com·황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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