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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尹, 체코 ‘원전수출’ 방문… “최종계약까지 챙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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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업체 분쟁 원만히 해결될것”

동아일보

2박 4일 일정으로 체코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체코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에 도착해 얀 리파프스키 체코 외교장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프라하=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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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두코바니 신규 원전의 내년 최종 계약 체결까지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체코를 공식 방문해 수도 프라하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회담을 차례로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기업들이 함께 건설할 두코바니 신규 원전이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계기로 첨단 산업 육성, 에너지 안보 확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양국 간 전략적 공조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7월 체코 정부는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선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국에 앞서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체코 원전 수출을 둘러싼 미국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에 대해 “한미 양국 정부가 기업 간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양국 기업 간 분쟁도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굳건한 한미동맹 기조하에 양국 원자력 협력 필요성에 관해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원전 사업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성공”이라며 “최종 계약이 순조롭게 체결되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도록 체코 정부와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자신들의 특허 기술로 만든 원전을 수출하면서 허락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부 간 노력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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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체코 방문에 앞서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 간 분쟁이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힌 건 체코 원전 수주의 막판 변수로 꼽히는 이 지식재산권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한미, 분쟁 확산 않도록 미 정부 협력 논의 중”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지난달 26일 체코 반독점사무소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내년 3월 체코와의 최종 계약을 앞두고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에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으로 체코 수주에 영향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미 행정부의 협조를 요청해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난달 임명된 장호진 대통령외교안보특보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국가안보실장 당시 카운터파트였던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웨스팅하우스 갈등 해결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고위 인사는 “웨스팅하우스는 물론이고 미국 에너지부도 체코 원전 수주를 둘러싸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면서도 “장 특보를 통해 웨스팅하우스 분쟁이 확산되지 않도록 미 행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 행정부의 협력 아래 웨스팅하우스 건 해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 행정부와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어 체코 수출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체코 정부도 한국과 체코가 원자력 협력에 대한 한미 정부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원전동맹이 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체코 우크라 재건 협력 MOU도 체결

윤 대통령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제조업 중심의 협력을 넘어 첨단기술과 응용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미래 동반성장의 기반을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양국은 앞으로 바이오, 디지털, 교통 인프라 분야에서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대한민국과 체코가 국제무대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한-체코 정상은 내년 수교 35주년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아 정치, 경제, 문화, 과학기술, 외교안보, 국방, 방산 등 제반 분야 협력도 전면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서명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분야별 재건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양국 기업들이 사업정보 공유, 프로젝트 공동개발, 투자 공동 유치 등의 구체적인 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군사협력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프라하=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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