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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평창 스타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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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체육대상 수상자들

올림픽 땐 충분히 표현 못했던 고마움과 미안함 가족에게 전해

윤성빈·이승훈 최우수선수상

이용(40)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은 우수지도자상 수상자로 이름이 불리자 곁에 있던 한 여성의 손을 덥석 잡고 단상 위로 올라섰다. 관객들이 어리둥절한 사이 그가 마이크를 들고 말했다. "제 아내 김미연(39)은 동계체전을 8연패(連覇)하고, 한국 최초로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던 컬링 선수였습니다. 평창올림픽의 꿈을 안고 오다가 두 아이 엄마가 되는 바람에 꿈을 접고 제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이런 시상식에 한 번도 서지 못했던 아내를 위해 이 상을 바칩니다."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3회 코카콜라 체육대상(스포츠조선·한국코카콜라 공동 주최) 시상식은 환희의 순간에 미처 전하지 못했던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는 자리였다. 평창에서 스켈레톤 금메달과 봅슬레이 은메달을 일군 이용 감독의 고백을 듣던 아내 김씨는 눈물을 쏟았다. 김씨는 "남편이 1년에 9~10개월은 훈련과 대회 출전으로 해외에서 지내는 탓에 '독박 육아'가 힘들기도 했지만, 썰매 불모지에서 성과를 이루기 위해 했던 고생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1일 코카콜라 체육대상 최우수선수상을 받고 소감을 밝히다 눈물 흘리는 스켈레톤 윤성빈(왼쪽부터). 클린스포츠상을 받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서로를 밀어주는 포즈를 취한 모습. 최우수선수상 세리머니로 댄스를 선보이는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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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선수상을 받은 노르딕스키 신의현(38)도 주최 측의 권유로 아내 김희선(31)씨와 함께 무대에 섰다. 베트남 출신인 김씨는 평창에서 한국 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딴 신의현을 대신해 생계를 꾸려온 '내조의 여왕'이다. 신의현은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건 '아기 엄마'(아내)가 있어준 덕분이다. 철없는 남편인데 많이 참아줘서 고맙고,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자"며 아내를 꼭 안아줬다. 우수선수상 수상자인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 이상호(23)와 쇼트트랙 2관왕 최민정(20)도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우수선수상은 아시아 최초의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24)과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 이승훈(30)이 공동 수상했다. 윤성빈은 "비인기 종목 중에서도 가장 비인기였던 스켈레톤을 알릴 수 있어 기쁘다. 선수 윤성빈이 아니라, 스켈레톤이란 종목 자체를 오래 기억해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이승훈은 배우 강동원이 영화에서 추며 화제가 된 '붐바스틱 댄스'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띄웠다.

특별상은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우수단체상은 남자 봅슬레이 대표팀(김동현·서영우·전정린·원윤종)과 여자 컬링 대표팀(김은정·김경애·김선영·김영미·김초희), 신인상은 쇼트트랙 임효준과 수영 안세현, 클린스포츠상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유빈·김아랑·김예진·최민정·심석희), 공로상은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세라 머리 감독과 선수들이 받았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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