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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노노 갈등 커지는 금호타이어 … 일반직 “해외자본 유치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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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명 공개적으로 성명 발표

“법정관리 막으려면 다른 대안 없어”

설문 결과 71% 응답, 97%가 찬성

중앙일보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은 19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빌딩 본관 앞에서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 금호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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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노노 갈등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노조에 소속되지 않아 그동안 채권단과 회사, 노조 사이의 논의에서 소외됐던 일반직 직원들도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 대표단은 19일 서울 종로구 금호타이어 본사 앞에서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주 결성된 일반직 사원 대표단은 노조에 가입된 생산직을 제외한 일반직 사원 1500명으로 구성됐다.

대표단은 “일반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내부 설문조사를 한 결과, 71.5%가 응답했고 그중 97.3%가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성명을 통해 ▶회사 생존을 위해 법정관리만큼은 결사반대하며 ▶회사 생존을 위해 남아 있는 유일한 선택인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하고 ▶노사 양측 모두 대승적 견지에서 조속한 대타협을 이룰 것을 촉구했다.

일반직 사원들이 단체를 결성하며 해외자본 유치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이대로 가면 법정관리와 혹독한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일반직 사원들은 구조조정이 시작되거나 임금을 제대로 못 받아도, 조직이 있는 노조와 달리 제대로 된 대응을 하기도 쉽지 않다. 대표단은 “법정관리를 개시하는 순간 훨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강요받을 것이 자명하고, 영업망 붕괴와 유동성 부족에 의한 생산활동 제약, 중국 및 미국공장 파산과 고객 신뢰 상실로 인해 가까운 시기에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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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맨 왼쪽)이 19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찾아 노동조합 집행부와 대화를 하고 있다. 양측은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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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또 “해외자본 유치가 회사를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아니지만, 다른 대안이 없는 지금은 차선의 선택으로 해외 매각을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를 살리고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법정관리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 외에는 법정관리를 피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직 사원 대표단의 이 같은 입장은 그동안 노조가 밝힌 입장과 정면 배치된다. 노조는 ‘먹튀’ 우려와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해외 매각에 반대하고 있고, “차라리 법정관리가 낫다”며 채권단과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또 채권단은 “해외자본 유치에 실패하면 법정관리밖에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인수를 추진 중인 더블스타는 “노조가 계속 반대하면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이 하나같이 완고한 것이다. 사태 해결이 어려워지자 노조 일부에서도 법정관리가 해외매각보다 나은 선택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일반직 직원과 노조 간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혼란이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일반직 사원 대표단은 향후 해외자본 유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해서 강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21일엔 광주공장 앞에서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노조에도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대표단 관계자는 “그동안 일반직 사원들은 노조에 속해 있지 않아 숨죽이고 노사 간 갈등 상황과 채권단의 처분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이대로는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고, 퇴직금 한 푼 못 받고 거리에 내몰려도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불안감도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힘을 모으고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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