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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결과보다 과정’…관객과 함께 만드는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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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공모 거친 미완의 작품들 다듬어…13일부터 창작 작품들 8편 선봬

서울시극단, 매년 젊은 작가들 신작 희곡 발굴…15일부터 착수 3년 만에 첫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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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작업의 결과물’보다는 ‘작업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 것인가의 문제, 다시 말해 ‘창작의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 남산예술센터와 서울시극단이 각각 주도해 선보이는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는 ‘연극의 씨앗’을 찾아내 하나의 작품으로 키워가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서울문화재단 산하의 남산예술센터는 “미완의 연극 재료를 찾아내 완성을 향해 다가가는 작업”이라고 밝힌 ‘서치라이트’(Searchwright)를 13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다. 낭독공연 4편, 쇼케이스 3편, 리서치 1편 등을 무대에 올린다. 세종문화회관 산하의 서울시극단은 “한국 연극의 미래를 만들 신진 예술가 양성 프로젝트”인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을 오는 15일부터 4월8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진행한다. 젊은 작가 4인의 신작 희곡을 발굴한 다음, 멘토링의 과정을 거쳐 공연하는 무대다.

‘서치라이트’(Searchwright)는 얼핏 탐조등을 뜻하는 단어로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작가를 찾는다’는 의미의 조어다. 남산예술센터 우연 극장장은 “연극은 오래도록 결과로만 평가받아왔지만 이제는 변화하고 있다”면서 “한 편의 공연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고, 관객도 그 과정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관점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서치라이트’는 “현대 연극의 변화를 극장이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우 극장장은 “창작 과정을 관객과 공유하면서, 관객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싶다는 창작자들의 요구도 상당히 많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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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는 13일부터 시작하는 일련의 공연을 ‘아직 미확정의 무대’로 부르면서 수많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태다. 예술센터 측은 지난해 12월에 공모를 진행, 접수된 총 76편 가운데 최종 6편을 선정하고 극장이 기획한 2편을 추가했다. 그 8편을 대상으로 “작품의 아이디어를 찾는 리서치부터 (대본을 읽는) 리딩과 무대화 과정에 이르기까지를 관객에게 공개해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낭독공연으로는 <7번국도>(배해률 작·구자혜 연출), <인간설명서>(김혜윰 작·하수민 연출), <강철로 된 무지개>(이중세 작·이철희 연출), <너의 후일은>(이양구 작·강량원 연출> 등을 선보인다. 낭독보다 무대화가 한 단계 더 진전된 쇼케이스 공연으로는 <이러지도저러지도어데로>(김병건 작·박근형 연출), <밤이 되었습니다>(김지은 연출), <하얗게 질리기 전에>(송주호 연출) 등이 진행된다. 작품의 아이디어를 관객과 공유하면서 검증하는 리서치 작업으로는 “자막도 연극의 구성 요소”라는 입장을 토크쇼 형식으로 발표하는 ‘본 공연은 자막이 제공됩니다’(참여작가 김지나, 허영균, 목소)를 진행한다. 모든 공연에 관객들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토론에도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극단의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은 ‘서치라이트’에 비해 공연으로서의 완결성에 좀 더 다가서 있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처음으로 공연을 올리지만 준비에만 3년의 기간이 걸렸다. 김광보 예술감독이 시극단에 부임한 2015년에 프로젝트를 시작, 해마다 2편씩의 희곡을 발굴했다. 이어서 낭독공연을 선보여 관객들과 토론하고, 김 감독과 고연옥 극작가가 후배 작가들의 멘토로 참여해 작품을 한층 다듬고 보완하는 과정까지 거쳤다.

김 감독은 “연극계 후배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가 생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은 35세 미만을 대상으로 2015년부터 총 6명의 작가를 선정했으며 이번에는 그중 4편이 공연된다. <너와 피아노>(김경민 작·김수희 연출), <나의 엘레닌>(김아로미 작·민새롬 연출), <체체파리>(송경화 작·연출), <네가 있던 풍경>(이보람 작·이은영 연출) 등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선정한 두 작가의 작품은 올해 낭독과 멘토링 등을 거쳐 내년에 공연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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