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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현대차, 다스에 자회사 엠시트 넘겨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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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참여연대, 다이모스 직인 찍힌 양해각서 공개

“다스 쪽 무상 양도 요구해 계약 무산돼”

“다스에 뇌물 제공 의혹 제기 충분히 가능”

현대차 “일방적 주장일뿐…사면시기와 달라”



한겨레

참여연대가 12일 공개한 현대차 자회사인 현대다이모스와 다스가 설립하려 한 것으로 전해진 뉴 엠시트 간 미성사 양해각서. 참여연대 제공


현대자동차 그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중에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현대엠시트를 다스에 넘기려 한 정황을 보여주는 ‘양해각서’가 12일 공개됐다.

참여연대는 이날 익명의 공익제보자에게서 받은 ‘다이모스 주식회사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엠시트 인수에 관한 양해각서’란 이름의 문서를 공개했다. 다이모스 주식회사는 현대차 변속기와 시트 등을 생산 및 납품하는 계열사이며, 현대엠시트의 모회사다.

공개된 양해각서를 보면, 문서 표지에는 계약 당사자로 ‘다이모스 주식회사와 설립 예정인 가칭 “뉴엠시트”’라고 적혀 있다. 또 양해각서에는 “다음 당사자간에 2009년 12월 1일에 체결된다”고 쓰여 있다. 또 매도인으로 현대다이모스 당시 이춘남 대표이사의 직인도 찍혀 있다. 매수인으로 적힌 ‘뉴엠시트’는 다스가 현대엠시트를 인수해 새로 설립하려 한 회사로 추정된다고 참여연대는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논의가 진행되던 시점은 2008년 8월15일 정몽구 회장이 특별사면과 복권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로, 다스가 현대차그룹의 물량 몰아주기 지원을 받아 급성장하던 시기와도 비슷하다”고 밝혔다. 또 공익제보자가 “이 전 대통령이 정 회장을 사면해주면서 현대차 시트사업부를 통째로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현대엠시트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양해각서에 따른 매매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익명의 공익제보자에 따르면, 이 계약서 최종 서명 직전 다스가 현대엠시트를 무상으로 넘겨받으려 해 계약이 무산되었다”며 “무상인수가 틀어진 대신 다스 쪽은 현대차로부터 많은 물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엠시트는 거의 100% 내부거래를 통해 큰 수익을 매년 안정적으로 누리는 회사로, 현대차가 알짜배기 자회사를 현대차의 일개 납품업체(1차 벤더 중 한 곳)에 불과한 다스에 넘기려 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전제할 때 비로소 납득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14일 예정인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 때 현대차가 다스에 자회사를 넘겨 이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하려 한 것인지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는 “현대차그룹이 총수의 사면·복권과 재벌대기업에 대한 비정상적인 특혜를 바라고 다스에 뇌물을 제공하려 했다는 의혹 제기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소환을 통해 불법행위와 각종 의혹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차 쪽은 “다이모스가 현대엠시트를 매각하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참여연대 주장은 일방적 견해를 반영한 무리한 측면이 있다. 정몽구 회장 사면 시점은 2008년 8월이며 양해각서가 논의되었다는 시점은 1년 3개월여 뒤인 점을 보면 시기적 연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논의되었다는 양해각서도 그 자체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현대차는 2009년께 다스의 미국 현지 소송비를 대납하는 방식으로 100만달러를 이 전 대통령에게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진행된 2건의 특허소송 비용을 지급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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