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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한겨레 사설] 금감원장 사퇴 부른 ‘채용개입 의혹’ 진상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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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친구 아들 부정채용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로 제기된 지 사흘 만에 전격 사임했다. 여러 은행에서 채용 비리가 문제가 되어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과거 은행 근무 시절의 일이라고는 해도 금융감독 집행기구의 수장이 그런 혐의를 받았으니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본인은 결백을 주장했으나 여론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결국 사임을 택했다. 최 원장의 사의 표명과 별개로, 진상은 밝혀야 한다. 비리가 있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검찰은 현재 금감원의 의뢰로 진행중인 금융기관 채용비리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최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때 대학 동기의 부탁을 받고 동기의 아들을 채용 과정에서 추천했다. <주간조선>은 10일 이런 사실을 전하면서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당시 평가점수가 합격선에 미치지 못했음을 확인했으나 쉬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외부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를 전달했을 뿐, 채용 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최 원장은 12일 오전까지만 해도 신임 금감원 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꾸려 사실 규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으나, 오후 들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사임했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 금감원은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 사이 시중은행 채용 과정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하나은행에서 13명의 부정 채용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금감원 검사는 2015년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채용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최 원장 개입 의혹은 2013년 것이라, 검사 대상이 아니었다. 추가 검사가 불가피해졌다. 하나은행은 관련 자료를 금감원에 제출해서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한다.

이번 의혹 제기엔 석연찮은 점이 없지 않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문제를 놓고 이에 부정적인 금감원과 김 회장 쪽 사이 갈등이 배경이란 금융권 뒷말을 흘려듣기 어렵다. 언론보도 내용대로라면, 하나은행이 금감원 검사 대상도 아닌 2013년 사안을 자체 조사해서 최 원장 관련 부분만 외부로 흘렸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인사를 둘러싼 ‘물밑 암투’가 사실인지,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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