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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불붙은 日 벤처 M&A시장…작년 880건 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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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억 벤처 1000개 만들자 - 2부 ①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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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2일. 일본 2위 통신기업 KDDI가 사물인터넷(IoT) 벤처 '소라콤'을 200억엔(약 2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본 벤처기업계는 크게 고무됐다. 설립 4년 차인 소라콤은 직원 40명의 소규모 벤처기업이다. 클라우드와 연계한 IoT 전용 데이터통신 서비스 '소라콤 에어'는 이미 일본 국내외에 7000개사의 고객을 확보했다. KDDI는 소라콤 인수를 통해 IoT와 연계된 통신 부가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에서 대기업의 벤처기업 인수·합병(M&A)은 '가뭄에 콩 나듯' 극히 드문 일이지만, 일본 대기업들은 신성장 동력으로 벤처기업 M&A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컨설팅사 레코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벤처 M&A는 총 880건으로 전년(447건)에 비해 거의 두 배가량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기업인 소프트뱅크의 벤처기업 인수가 가장 활발하다는 점이다. 벤처 인수액 상위 20위 중 11개가 소프트뱅크에 의한 것이다.

벤처강국임을 자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벤처기업 간 M&A 사례는 손가락을 꼽을 만큼 적다. 국내 대표 대기업인 삼성전자만 해도 지난해 처음으로 스타트업을 인수했을 정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플런티'를 인수했다.

그나마 IT 기업의 스타트업·벤처기업 투자는 활발해지는 추세지만 경영권을 인수하는 M&A 거래는 여전히 잘 일어나지 않는다. 지난해 네이버와 네이버 자회사 라인플러스가 '리멤버' 운영업체 드라마앤컴퍼니를 인수한 사례와 넥슨의 지주회사 NXC가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정도에 그친다. 대기업 자본이 국내 벤처시장에 유입되지 않는 현상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스타트업·벤처기업 등에 투자된 벤처캐피털 자금 중 지난해 회수된 금액은 9251억원으로 이 중 장외 매각과 전환사채·상환전환우선주 상환이 4883억원(52.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업공개(IPO)가 2307억원(24.9%)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M&A를 통한 회수금액은 324억원으로 3.5%에 그쳤다. 제2 벤처 붐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벤처창업가나 투자자의 자금 회수를 위해 M&A 시장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의 벤처 인수를 기술 착취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움츠러들고 있다.

[기획취재팀 : 나고야 = 서찬동 팀장(차장) / 서울 = 신수현 기자 / 예루살렘 = 이영욱 기자 / 싱가포르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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