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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기호1번`·`국회의장` 사수에 올인하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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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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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당의 사퇴 철회 요청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장실에 국회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민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의석수가 120석으로 줄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116석)과 차이는 4석에 불과하게 된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일부 현역 의원 차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슬아슬한 차이다. 민주당은 원내 1당을 사수해야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달 수 있고 국회의장 몫도 가져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는 현역 출마 자제령을 내려놓은 상태지만 '미투'가 정치권으로 들불처럼 번지면서 의석수 감소가 얼마나 진행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지방선거 출마로 인한 마이너스 2석'을 상정했지만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한 석이 날아간 것이다.

민 의원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미 밝힌 대로 의원직을 사퇴한다"며 "제가 한 선택으로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민 의원 측에 따르면 민 의원은 국회의장실에 의원직 사직서 제출까지 마쳤다.

국회법 제135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사직하고자 할 때는 본인이 서명·날인한 사직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회기 중에 사직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로 사직서 수리 여부가 결정된다. 비회기라면 표결 없이 의장이 사직을 허가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3월 국회는 열린 상태지만 여야가 의사 일정을 합의하지 않았기에 이달에는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고, 4월 임시국회에서 민 의원에 대한 사직서가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민 의원에게 매달린 이유는 원내 1당을 지키지 못하면 문재인정부 집권 2년 차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대한 심대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지만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집권 초 각종 입법, 예산 및 장관 인사청문회 등에서 애를 먹었는데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약 10곳의 재·보궐 선거에 승리한다면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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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장관


또 1당 사수는 곧 '선거 기호 1번'과도 직결된다. 선거법상 기호 순은 국회의원 수에 따라 그 번호가 정해진다. 따라서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갖기 위해서는 1번을 차지해야 한다. 이번 선거 투표는 4개 동시 지방선거일 뿐만 아니라 교육감 선거에 개헌 투표까지 한다면 1인당 총 9개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또 국회의원이 있는 정당만 해도 5개인 다당제 구도이고, 무소속 후보까지 출마하면 후보 난립은 매우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집권여당 프리미엄인 '기호 1번'은 다수의 후보가 출마하는 선거에서는 매우 유리한 선거 기호다.

그나마 민주당에 다행인 점은 현역 출마 제한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와 최종적으로 의견을 조율한 뒤 6·13 지방선거 전남지사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입장문에서 "저는 전남도지사직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국정의 성공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 주도권을 보수 야당에 넘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성원해주신 전남도민과 함께해주신 지지자 여러분께 정말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남지사 적합도 1위를 기록했지만 중앙당의 현역 의원 출마 배제 지침에 결국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의 광주·전남 유일한 지역구 국회의원인 그는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거치며 익힌 풍부한 행정 경험과 국회의원 재선 경력 등을 내세워 지난해 5월 전임 이낙연 전남지사가 국무총리로 영전한 직후부터 일찌감치 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피력한 상황이었다. 이 의원의 불출마로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군에는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노관규 전 순천시장 등 4파전으로 형성되고 있다. 김 장관의 출마로 1~2개 부처 원포인트 개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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