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7 (목)

외교안보포럼·매경 세미나 "비핵화 목표, 북미 간극 여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수혁 의원


'핵을 가진 자와 어떻게 악수할 수 있을 것인가.' 매일경제신문과 한국외교안보포럼(회장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북핵 협상은 현실이다'는 주제로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선 핵을 가진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비핵화 가능성을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세미나에 참석한 북·미·중 전문가들은 4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비핵화 대화가 동시에 진행될 때 5월 중으로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여부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가 북·미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 역할에 실패할 경우 미국의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북한이 반발하며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평화번영분과 위원장인 고유환 동국대 북한연구소장은 "북한은 핵 보유국이란 전략적 지위를 갖고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을 하자고 할 것"이라며 "정부는 비핵화에 대한 큰 그림을 마련하고 정상회담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 소장은 "핵무력 완성을 주장하는 북한과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는 미국, 전쟁 반대 의지를 분명히 밝힌 한국 사이에서 조화점을 찾아야 하는 비핵화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의 사회를 맡은 이수혁 의원(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역시 "이제 한반도 외교는 새로운 길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낸 북핵 협상 모멘텀을 지속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외교안보 전문가뿐 아니라 문희상·송영길·홍영표·김태년·윤호중·정양석 의원 등 여야 중진 의원 10여 명과 전 정부 고위관계자, 일반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미국 전문가인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케미스트리가 잘 맞는 것 같다"는 흥미로운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김 교수는 "통 큰 협상에 거리낌이 없는 북·미 양측의 카운터파트가 만날 경우 예상을 뛰어넘는 긍정적 협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비핵화라는 목표에 있어 현재 북·미 간 간극이 크다"며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또한 김 교수는 "올해 4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군사옵션 리뷰가 끝나면 군사옵션이 준비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며 미국의 대북 강압 외교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는 옵션이라고 평가했다.

[박태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