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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전기료 싸서 가상화폐 채굴 ‘성지’된 미 시골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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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의 한적했던 시골 마을이 가상화폐 열풍으로 세계적인 가상화폐 채굴지로 변모했다.

9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가상화폐 채굴자들이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차로 3시간 가량 떨어진 중부 컬럼비아 분지로 몰려들고 있다며, 조용했던 마을이 가상화폐 발굴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변화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채굴자들이 이 곳에 눈독을 들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싼 값에 전기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에 수력발전소가 5개가 있는 이 지역은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는 전기량보다 6배가 많은 양을 생산해 전기가 1킬로와트(㎾) 당 2.5센트에 불과하다. 이는 시애틀 전기료의 25%, 미국 평균 전기료의 20%에 해당한다.

추운 날씨로 과열된 컴퓨터를 손 쉽게 냉각시킬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에어컨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까닭이다. 주위에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자리잡고 있어 미국에서 인터넷이 가장 빠른 것도 강점이다.

폴리티코는 “중국, 베네수엘라, 아이슬란드 등 땅 값이 싸고 전기료가 저렴한 곳으로도 몰리고 있지만 이 곳만큼 떠오른 곳이 없다”며 “2018년 말까지 이 곳에서 채굴되는 양이 전세계 채굴량의 15~30%를 차지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1비트코인 당 1만9,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6,000달러까지 가격이 하락했지만, 컬럼비아 분지에 터를 잡은 채굴업자들은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채굴 비용이 낮아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다. 채굴업자인 데이비드 칼슨은 “1비트코인 당 채굴비용은 2,000달러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채굴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파산, 뇌물수수, 소송 등을 둘러싼 지역 주민들과 채굴자 간 분쟁은 물론, 불법으로 전기를 가져다 쓰려는 이들과 지역 전력 직원들 간의 전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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