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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월드와이드웹 창안자 팀 버너스-리, 구글·페이스북 작심 비판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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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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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컴퓨터 간 정보 공유 공간인 월드와이드웹(WWW)의 창안자 팀 버너스-리가 페이스북, 구글 등 거대 정보기술업체(IT)들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버너스-리가 WWW 등장 29년을 맞아 11일(현지시간) 일부 IT회사들의 정보독점, 잘못된 정보 확산 통로로서 역할을 비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버너스-리는 영국의 컴퓨터공학자로 인터넷 공간에서 이용자들이 쉽게 서로 연결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WWW를 고안했다. 인터넷의 선구자로 불리는 버너스-리는 기본 인권으로서 웹에서 정보접근권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다.

버너스-리는 공개서한에서 소수의 거대 IT기업들이 정보와 아이디어가 모이는 공간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글은 세계 검색시장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전 세계 사용자는 월 22억명이 넘는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자회사까지 합하면 전 세계 웹광고의 60% 이상이 두 회사 플랫폼에 실리고 있다. 버너스-리는 “이런 집중현상은 새로운 검열자를 만들어내고 이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공유되는 생각과 여론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소규모 경쟁업체, 혁신적인 기술들을 마구 사들이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플랫폼에 정보가 집중되다보니 이곳에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거나 정치선전 도구로 악용하는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경영진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여론을 왜곡할 목적으로 러시아에서 광고를 구매한 사실이 있다고 국회청문회에서 인정했다. 이후 이들 업체들은 가짜뉴스, 테러리스트들의 선동메시지, 아동 포르노 등 부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게시물들을 모니터링하는 인력을 대폭 늘렸다.

버너스-리는 플랫폼 악용으로 인한 긴장을 누그러뜨리려면 새로운 규제의 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런 합의가 가능하려면 “광고만이 유일한 수익모델이라거나 플랫폼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버너스-리는 이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대신 일정 플랫폼 사용료를 걷는 방식을 제안했다. 대신 이용자들이 가짜뉴스나 선정적인 내용을 포함한 ‘나쁜’ 광고들에 대해 스스로 처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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