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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카드뉴스] "나 대신에 개구리가 여행가서 사진찍어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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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가추리' '제구리' '효구리' '혜구리' '개구락지'

요즘 청년들은 애정 섞인 이름을 붙여주며 어느 동물을 기르는데 빠져있습니다. 이름에 힌트가 있듯이, 바로 개구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개구리는 살아있는 게 아닙니다.

구글플레이스토어 평점 4.4를 받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스마트폰게임 ‘타비카에루’에 등장하는 개구립니다. 해당 앱은 일본 게임회사 히트포인트(HIT-POINT)에서 출시했는데요.

타비카에루는 여행 개구리라는 뜻입니다. 게임 방식은 매우 간단하죠. 게임 속 청개구리는 책을 보는 등 시간을 보내다 방방곡곡 여행을 떠난 뒤 이용자에게 엽서와 선물을 보내는데요.

게임 이용자는 클로버를 모아 가방을 싸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할 일이 없습니다. 개구리가 여행 시기나 장소 등을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에 그저 지켜만 보면 됩니다.

타비카에루는 특별한 조작 없이도 진행되는 ‘방치형 게임’을 표방합니다. 총 쏘고, 주사위를 던지는 등 격렬히 움직여야 하는 일반적인 게임과 달리 여유롭게 즐길 수 있죠.

따라서 노력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고 위로까지 받을 수 있어 바쁜 취준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는 취준생이라서 여행을 자주 가지 못하는데 개구리가 대신 여행 다녀와서 기념품도 주고 사진도 찍어오면 힐링 돼요. 우울할 때마다 봅니다" 타비카에루 3개월 차 취준생 나 모(25) 씨

해당 게임은 중국에서도 반응이 폭발적인데요. 중국 언론사 봉황망은 타비카에루가 현대사회에 지친 젊은 층에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힐링을 준다는 점을 흥행 비결로 꼽았죠.

"아파트에 같이 사는 친구와는 대화를 별로 안 하지만, 여행 개구리는 내 삶의 동반자와 같다. 독립적이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청개구리는 마치 나 자신처럼 여겨진다" 선전의 사진작가인 켈리 휘(26)

한 전문가는 삶에 지친 젊은 세대들이 혼자만의 시간을 갈구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라고 설명합니다.

"전통적인 관계 중심의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이전 세대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긴 통근 시간과 지루한 일, 극심한 경쟁 등에 지친 나머지 혼자만의 시간과 경험을 즐기고자 한다" 중국 저장대학 마크 그리번 교수

방치형 게임은 우리나라에서도 출시된 바 있죠. 척박한 오아시스에 나무·동물 등을 추가하는 방식의 ‘마이 오아시스’도 다운로드 100만 회와 평점 4.7을 각각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입니다.

"느릿느릿 음악도 즐기고 대화도 음미하며 빗소리도 듣는 과정을 즐기는 게임" 마이 오아시스 개발사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방치형 게임은 다양한 게임 장르로 입지를 늘리고 있는데요. 한 방치형 RPG 모바일게임이 지난달 구글 플레이에서 '대한민국 게이머들이 즐기는 대세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죠.

"긴박하게 승패가 갈리는 게임은 짜릿함보다 실망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는 오히려 작고 소소한 것이 이루어지는 게임 즐겨 찾게 된다" -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

게임에서나마 느긋함을 만끽하는 젊은이들, 여유로움이 부족한 우리 사회가 반영된 모습이었던 겁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강혜영 장미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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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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