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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세계 최대 운용사·中 국부펀드,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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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640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중국 국부펀드 운용사가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미적거리고 있는 동안 글로벌 운용사들이 앞서 참여해 한국 증시에 대한 발언권을 높일 수도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12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최근 블랙록과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중국투자공사(CIC) 등이 스튜어드십 코드의 절차와 내용 등에 대해 직접 문의를 해오고 있다"면서 "최근 상황만 보면 외국인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앞서 글로벌 자산운용사 중 최초로 네덜란드의 로베코가 지난해 말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바 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제정과 개정, 기관투자자 등의 참여와 이행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의결권 자문 역할도 한다.

블랙록은 운용하는 자산 규모가 6조달러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인 세계 1위 운용사다.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갈수록 몸집이 더 커지고 있는 곳이다. 그만큼 투자 대상 기업은 물론 증시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강하다.

한국에서도 다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사장 재선임 여부를 놓고 회사측과 기관투자자 간 논란을 빚고 있는 KT&G의 지분 5.47%를 가진 주요주주이며, 국민연금에 이은 신한지주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특히 블랙록은 최근 사회적 책임 투자에 대해 강조하고 있어 주목된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지난 1월 투자 대상 회사들에 편지를 보내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ESG) 개선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미국에서 잇따른 총기 사고 이후 총기 생산과 유통 업체에 대한 투자 정책을 재고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중국투자공사는 자산 규모 8000억달러로 노르웨이 연기금(GPEG), 싱가포르 투자청(GIC),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투자청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국부펀드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일부 자산운용사들과 금융투자사들이 잇따라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했거나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국민연금이 참여 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예정하면서 추가적인 확산은 더딘 상황이다. 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일부 연기금이 의결권 자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등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기 전에는 기다리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외국 기관들에 비해 혁신에 대한 적극성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기관은 자산운용사 24곳, 자문사 2곳, 증권사(KB증권) 1곳 등 모두 27개사다. 참여 예정 기관은 42개사다. 연기금은 아직 한 곳도 없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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