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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STOCK & BOND] 코스닥 이전 상장 유망주…툴젠·라온테크·볼빅 “올해는 내가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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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 새로 둥지를 트는 코넥스 기업이 늘고 있다. 올 들어 16년 만에 코스닥지수가 9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분위기가 좋은 데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이전 상장의 문턱이 낮아진 때문이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라는 말처럼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코넥스 업체들에는 최근 강세장이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매경이코노미

올해는 1분기부터 코스닥 이전 상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2월 두 달 동안에만 오스테오닉, 엔지켐생명과학, 링크제니시스, 아시아종묘 네 기업이 코스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3년간 1~2월에는 이전 상장 사례가 전무했다. 이전 상장 기업이 총 4개에 불과했던 지난해와도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주가 흐름도 나쁘지 않다. 코넥스 시장에서 4년 넘게 대장주의 자리를 지켰던 엔지켐생명과학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3월 8일 기준 8만4300원으로 공모가(5만6000원) 대비 50% 넘게 상승했다. 기존 주주 보호의 일환으로 코넥스 주가에 30% 미만 할인율을 적용하라는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공모가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모가보다 50% 높은 가격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의료기기 제조·판매업체인 오스테오닉은 상장 당일 시초가는 공모가(7700원)의 2배인 1만5400원으로 시작했다. 3월 8일 주가는 9050원으로 다소 주춤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공모가보다는 높은 상태다.

지난 2월 5일 이전 상장한 반도체 기업 링크제니시스는 공모가 3만원으로 시작해 상장 당일 4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4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2월 23일 무상증자로 인한 권리락 효과가 발생하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3월 8일 주가는 1만5450원으로 기준가 1만500원 대비 50% 이상 올랐다. 종자 개발 업체인 아시아종묘는 올해 이전 상장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코스닥 시장이 지난 1월 말 고점을 찍고 다소 조정을 받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전 상장 기업들의 선방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에 코넥스 기업들의 코스닥 진출은 줄을 이을 전망이다. 하인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 시장으로의 진입을 위한 사다리 역할이다. 이번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IPO 기업 수를 늘리려고 하는 만큼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매경이코노미

▶코스닥 강세장에 이전 상장 봇물

정부의 IPO 활성화 정책도 호재

연초 상장기업 주가 선방 돋보여

올해 이전 상장을 노리는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코넥스 시가총액 1위인 툴젠이다. ‘유전자 가위’ 기술로 유명한 툴젠은 코넥스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5년과 2016년 이전 상장을 시도하다 승인을 받지 못했던 툴젠은 올해야말로 코스닥 입성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 중인 툴젠은 3월 중으로 기술성 평가를 신청하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상장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툴젠 핵심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세균의 면역체계로 알려진 크리스퍼 시스템을 이용한 것으로 세포 내의 유전정보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툴젠을 포함해 전 세계 4개 업체만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희소성이 높다. 혈우병 등 각종 유전자 질환 치료제 개발이나 동식물 품종 개량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툴젠이 이전 상장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연초 6만6300원이었던 코넥스 거래가가 2배 이상 급등할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툴젠 관계자는 “지난 심사에서 문제가 됐던 경영권 안정성 우려를 해소하고 유전자 가위 기술 특허권을 확보한 만큼 이번에는 이전 상장에 성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산업용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라온테크도 올 하반기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이다. 2015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라온테크는 초기에는 원자력발전소 정비 로봇 등 특수 로봇 개발에 집중하다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싸이맥스, 로보스타 등과 함께 대표적인 로봇 관련 4차 산업혁명 수혜주로 꼽힌다. 라온테크는 2016년 매출액 188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3월 8일 기준 라온테크의 시가총액은 465억원으로 실적과 성장성 등을 감안하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대표 골프공 전문기업 볼빅도 올해 코스닥 시장을 노크한다. 지난 2006년 실적 부진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지 12년 만의 재입성이다. 볼빅은 국내 시장점유율 28%로 타이틀리스트(48%)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주력 제품은 컬러 골프공. 2016년 출시한 무광 컬러 골프공 ‘비비드(VIVID)’는 독특한 색상과 뛰어난 성능 덕분에 세계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컬러 골프공이 인기를 끌면서 실적도 확연히 개선됐다. 2008년 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6년 314억원까지 급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크게 늘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9호 (2018.03.14~2018.03.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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