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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비즈 Briefing] 안방보험 경영권 中정부 접수 이후…RBC(지급여력비율) 양호하지만 동양·ABL생명(옛 알리안츠)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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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 경영권을 중국 정부가 접수하면서 국내 보험 시장에서도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벌써부터 안방보험이 두 보험사를 팔고 한국 시장을 떠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진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을 경제범죄 연루 혐의로 기소하고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가 접수했다. “안방그룹의 경영 안정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위탁경영”이라는 게 보감회 측 설명이다.

국내 보험업계도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5년 6월과 2016년 12월 각각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잇따라 인수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였지만 자금 출처를 둘러싼 글로벌 금융시장의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는데 결국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것이다.

당장 해당 회사들은 이번 사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동양생명 측은 “전문경영인 체제의 독립법인이고 RBC도 양호한 상황이다. 대주주 안방보험 오너리스크에 따른 직접적인 경영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혀.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독립 법인이라 당장 경영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잠재적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중국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위탁경영 체제가 장기화할 경우 이 두 회사의 지급여력비율(RBC)이 하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자금력이 풍부한 안방보험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수혈받아 두 회사 RBC 모두 200%대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한다. 중국 정부는 위탁경영을 1년간 한시적으로 한다고 밝혔지만 상황에 따라 위탁경영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자본 확충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당장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예정돼 있어 국내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 경영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 리스크로 국내 보험 시장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8호 (2018.03.07~2018.03.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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