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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CASE STUDY] (29) 삼성전자·현대차가 눈독 들인 ‘그랩(Grab)’ 저렴한 수수료 무기 오리지널 우버에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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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현대차그룹은 보도자료 하나를 냈다.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그랩(Grab)’에 투자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때만 해도 ‘그랩’이 어떤 기업인지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은 크지 않았다.

한 달도 지나지 않은 2월, 삼성전자 또한 그랩과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한 달 새 국내 1, 2위 기업이 잘 알려지지 않은 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게다가 재계 3위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또한 ‘그랩’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안토니 탄(Anthony Tan) 그랩 창업자(37)를 만났다. 이후 최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틈만 나면 그랩을 언급했다.

그랩은 어떤 기업이기에 국내 빅3 기업의 마음을 한꺼번에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그랩을 만든 안토니 탄은 어떤 인물일까.

매경이코노미

▶자동차 집안의 아들 안토니 탄

▷일상생활서 느낀 불편함이 창업으로

그랩은 ‘동남아시아 우버’라고 불리는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이다. 2012년 탄이 창립한 뒤 동남아시아 7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현재 기업가치는 6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 출신인 탄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사업가 기질을 보였다고 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에서도 아이들의 장래희망 1순위는 의사다. 하지만 탄은 6세 때부터 사업가가 되겠다고 말하고는 했다. 11세 때는 부모님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만화책 컨벤션에서 각종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그곳에서 만화책을 사온 탄은 주위 친구들에게 팔아 꽤 큰돈을 벌었다.

어찌 보면 탄의 사업가적 기질은 집안 내력이기도 했다. 탄의 집안은 대대로 자동차와 밀접한 일을 해왔다. 증조할아버지는 택시 기사였으며 할아버지는 말레이시아에서 일본 닛산자동차 판매 사업을 했다. 아버지는 일본 차량 수입·판매업체인 ‘탄청모터홀딩스’를 운영했다. 탄 역시 처음에는 아버지 가업을 물려받아 사업을 확장하고 아버지 같은 사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탄이 그랩을 만든 것은 우연한 일 때문이다. 2011년 하버드비즈니스스쿨에서 만난 한 친구가 탄을 보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찾았다. 탄을 만난 그는 당시 엉망이었던 말레이시아 택시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도로는 복잡한데 택시 잡기는 어려웠을 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는 바가지 요금을 받는 것도 예사였다. 무엇보다 택시 기사들은 대부분 영어를 하지 못했다.

탄 또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택시를 잡는 것은 그에게도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당시 탄은 하버드비즈니스스쿨에 다니며 ‘마이택시’라는 콜택시 앱을 만들어 경연대회에서 ‘2등’에 입상한 경험도 있었다. 탄의 친구는 말한다.

“네 증조할아버지는 택시 기사였고, 네 할아버지는 말레이시아 내 일본 자동차 회사에서 일했다. 네가 만든 마이택시로 말레이시아에서 무엇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동남아를 석권한 그랩은 이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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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 앱을 사용했을 때 등장하는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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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택시 기사를 만나며 설득

▷택시 기사와 손님 모두가 ‘윈윈’

“(그랩택시를 개발한 이유는) 말레이시아 택시 시스템이 복잡했기 때문이다. 운전기사들은 충분한 돈을 벌지 못했고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 여성들 또한 안전하게 택시를 이용하지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랩택시를 만들었다.”

탄이 한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사업 모델은 그럴 듯했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그렇듯, 그랩택시 또한 시작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일단 콜택시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동남아 시장에 그랩택시를 소개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랩택시는 2012년 6월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택시 기사들은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승객을 태우지 않고 빈 차로 거리를 도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새로운 장비와 기술을 활용하는 데 거부감을 느꼈다.

탄은 택시가 많은 공항이나 호텔, 쇼핑몰이나 주유소 등을 직접 돌면서 택시 기사들을 만났다. 하나하나 설명하며 택시 기사 모집에 나섰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했던 택시 기사들이었지만 “손님과 택시 기사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탄의 말에 한번 해보기로 했다. 택시 기사에게는 앱을 깔기 위해 필요한 스마트폰을 살 수 있도록 대출 서비스도 제공했다.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그랩택시도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그랩택시를 활용하는 택시 기사 수는 2만5000명으로 늘었다. 이후 상승세는 거침없었다. 2016년에는 20만명을 돌파했으며 현재 100만명에 가까운 기사가 그랩택시를 활용하고 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운도 따랐다. 동남아시아는 한국이나 일본, 유럽, 미국과 달리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지 않았다. 지금은 동남아에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랩이 만들어질 무렵인 2012~2013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등 저가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동남아를 주요 시장으로 생각하는 업체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이 문제는 해결됐다. 특히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그랩을 이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그랩택시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2013년 3월 필리핀, 그해 10월 싱가포르와 태국, 2014년 2월 베트남, 그해 6월에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동남아시아 총 7개 국가, 55개 도시에서 그랩을 활용할 수 있다. 브루나이, 라오스 등 새로운 국가 진출도 노린다.

현재 그랩 앱 다운로드 숫자만 7000만건을 넘었으며 택시뿐 아니라 차량 공유, 카풀, 오토바이 택시, 운송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회사 이름도 ‘그랩택시’에서 ‘그랩’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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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택시, 카풀 등을 서비스 하는 그랩은 5년 만에 동남아 시장을 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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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를 이긴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와 틈새시장 공략

최근 한 외신에서 재미있는 뉴스가 하나 나왔다. 세계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가 동남아시아 사업부문을 그랩에 매각한다는 소식. 아직 협상이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우버가 그랩 지분을 인수하는 대가로 동남아 사업을 양도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우버가 동남아 시장을 둘러싼 그랩과의 경쟁에서 패배를 인정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남아 작은 벤처였던 그랩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우버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가장 먼저 틈새시장을 잘 공략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6억명 인구를 보유한 동남아는 세계적으로도 큰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동남아보다 더 인구가 많으면서도 단일 국가로서 시장가치가 높은 중국이나 인도에 더 큰 관심을 기울였다. 우버나 리프트 등 차량 공유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1순위는 중국 혹은 인도였다. 물론 그들 입장에서 동남아도 중요한 시장이었지만 상대적으로 후순위였다.

우버가 중국 시장에서 현지 기업인 디디추싱(중국 내 공유 차량 서비스 1위 기업)과 혈투를 벌이는 사이 그랩은 동남아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글로벌 기업 우버가 중국에 보다 초점을 맞추다 보니 동남아에서 그랩의 직접적인 경쟁자는 사실상 전무했다. 무주공산인 시장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내놓으니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저렴한 수수료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그랩은 구체적인 수익구조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택시 기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굉장히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별로 다르지만 수수료를 받아도 택시 기사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그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싱가포르에서는 한 건당 수수료가 0.2달러(22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랩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운전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만족할 만한 것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랩은 자사 운전자로 1주일 48시간 일하면 한 달에 약 400달러(약 45만원)를 벌 수 있다며 현지에서 홍보했다. 이는 현지 금융업 종사자 초봉과 비슷한 수준이다. 운전자가 늘어나고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은 동남아에서 그랩만 한 서비스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에게도 그랩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국가별로 맞춤형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점이 단시간 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말레이시아 출신 기업가가 만든 기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현지 사정에 능통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그랩 서비스는 현금 사용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우버는 동남아에서도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신용카드를 등록해서 결제하는 시스템을 활용했다. 반면 그랩은 신용카드 시스템과 함께 현금으로 결제하는 방법도 고안했다. 사실 동남아시아에서는 신용카드뿐 아니라 체크카드도 한국이나 다른 나라처럼 일상화돼 있지 않다. 동남아시아 사람 10명 중 9명은 신용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또 4명 중 3명은 은행에 돈을 넣지 않는다. 하물며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하는 것은 당연히 거부감이 있을 터. 현금 결제가 오히려 지역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다는 점은 현지인이 아니라면 생각하기 힘든 부분이다. 사람들의 소비 습관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랩이 창업 초반, 우버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현금 결제’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버 또한 현금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나중에 내놨지만 이미 주도권은 그랩에 넘어간 뒤였다. 이후 탄 대표는 동남아 지역 소비자가 겪는 결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랩페이’도 내놨다.

이외에도 그랩은 교통 정체가 극심해 오토바이를 주로 활용하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나 태국 등에서는 ‘그랩바이크’를 내놨다. 동남아도 국가별로 상황이 다른 만큼 ‘지역 맞춤형 현지화 전략’으로 그랩은 동남아 맹주가 될 수 있었다.

▶국내에 주는 경영 시사점은

▷그랩 성공은 규제 철폐의 산물

지난해 6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과 마윈 중국 알리바바 회장은 공동으로 그랩에 15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2015년부터 그랩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투자했던 곳이다. 소프트뱅크뿐 아니라 일본 토요타나 혼다, 일본 최대 차량리스 업체 ‘도쿄센추리’ 등도 그랩에 많은 투자를 했다. 올해 초 한국 기업이 투자를 하면서 그랩이 국내에 널리 알려졌지만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는 진작부터 그랩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해왔다.

지난 5년간 그랩은 큰 어려움 없이 성장했지만 가장 큰 위기는 바로 2015년에 있었다. 운전자들이 보조금을 횡령했는데 경영진에서는 이를 대처할 방법이 마땅찮았다. 그랩은 운전자들의 거짓을 적발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이 같은 경험 때문일까. 그랩은 지금도 연구개발(R&D)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싱가포르와 중국 베이징,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베트남 호찌민, 미국 시애틀, 인도 벵갈루루 등 주요 도시에 R&D센터를 만들었다. 글로벌 IT 기업으로부터 인재를 영입하는 등 R&D만큼은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2022년까지 무인 자율주행 택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AI 기술을 확보한 소프트뱅크와의 협력도 어느 정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재 동남아는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무인택시가 등장한다면 지역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랩의 성공이 우리 기업에 주는 경영 시사점은 무엇일까.

최태원 회장이 탄을 만나 어떻게 사업을 시작했느냐고 물었을 때 탄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동남아 지역 사람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동남아는 전반적으로 대중교통 시스템이 열악하다. 탄이 그랩택시를 만든 것은 순수하게 본인이 느꼈던 불편함 때문이었다. 사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탄은 본인이 만들었던 마이택시 앱을 응용해 그랩을 성공적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혁신이나 사업 모델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든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서 규제 개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랩이 여실히 보여줬다. 처음에는 그랩 또한 우버와 마찬가지로 불법 여부에 대한 말이 많았다. 그랩은 각국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했으며 각국 정부 또한 그랩에 대해 명확히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그랩이 점차 생활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고, 소비자들의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자, 동남아 국가들은 그랩을 합법으로 승인했다. 한국 정부가 우버에 대한 판단을 섣불리 내린 것과 다른 결정이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은 끊임없이 나온다. 만약 한국 정부처럼 규제가 심한 곳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면 그랩이란 잠재력 높은 기업은 애초에 탄생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인터뷰 | 고영경 유니타르 국제대 리서치앤컨설턴시센터 조교수

그랩은 동남아 대중교통 개선 1등 공신

매경이코노미

Q 삼성전자,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이 그랩에 투자한 배경은 무엇일까.

A 사실 그랩은 몇 년 전부터 글로벌 기업이 관심을 둔 스타트업이다. 2014년 일본 소프트뱅크 2억5000만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중국투자공사 등이 거액을 투자했다. 동남아 IT 기업 중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곳이 바로 그랩이다. 한국 기업은 비교적 늦게 그랩에 주목한 셈이다. 그랩은 성장성 높은 동남아 국가에서 떠오르는 벤처기업이다. 기술도 좋고 사업 모델도 훌륭하다. 동남아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열악하다. 그만큼 그랩에는 기회가 열려 있다. 동남아 차량 공유 시장은 2025년 130억달러 수준만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이 그랩에 관심을 두는 배경이다.

Q 그랩은 우버와의 경쟁에서도 사실상 승리했다. 비결은 무엇일까.

A 현지 업체로서 동남아 시장 이해도가 높았다. 현금 결제 시스템 외에도 그랩은 우버와 달리 정해진 요금을 받는다. 차량 호출 전에 도착지까지 거리와 소요 시간, 수요 등을 계산해서 부과 금액을 알려준다. 또 그랩은 일반 택시와 카풀, 차량 공유 서비스, 오토바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우버와 비교해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랩이 만들어진 배경은 역설적으로 말레이시아 택시가 ‘세계 최악의 택시 시스템’으로 뽑힐 만큼 열악했기 때문이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가 가장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면 의외로 사업 아이템이 금방 떠오를 수 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든 성공하는 법이다.

Q 그랩과 함께 고젝(Go-jek)도 동남아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A 그랩과 고젝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그랩과 고젝은 동남아 시장을 주력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고젝은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인니)와 인도에서 오토바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젝은 인니만으로도 충분히 시장이 큰 만큼 해외 진출보다 국내 시장 확보에 힘을 썼다. 그랩은 인구가 적은 말레이시아에서 출발했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고젝이 그랩보다 먼저 만들어졌지만 그랩은 기업가치가 60억달러에 이르는 반면, 고젝은 32억달러 수준이다. 때로는 자국 시장 규모가 작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도 있는 법이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8호 (2018.03.07~2018.03.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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