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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중국 내부서도 개헌 거센 비판…"시진핑 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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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국 전인대 개헌 투표용지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11일 오후 중국 제13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전체회의에서 중국의 5번째 개헌안이 통과된 가운데 개헌안 투표 전 투표 주의사항 안내에서 투표 용지가 소개되고 있다. 2018.3.11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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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이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되면서 격렬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홍콩 언론이 전했다.

전인대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개헌안 표결을 통해 총 2천964표 가운데 찬성 2천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로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해 시 주석이 장기집권할 길을 열었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이들은 그가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독재자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모가 모두 혁명 원로인 '훙얼다이'(紅二代)이기도 한 저명 작가 라오구이(老鬼)는 공개 성명을 내고 "마오쩌둥의 종신집권은 개인독재로 흘렀고, 중국을 암흑시대로 몰아넣었다"며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으로 겨우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도 이를 알기에 헌법의 임기 규정을 철저하게 지켰다"며 "이를 어기는 것은 역사의 퇴보로서, 시진핑은 종신집권의 길을 결코 걸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일경제

`시 주석도 찬성표?` 개헌안 투표하는 시진핑 주석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11일 오후 중국 제13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전체회의에서 국가주석 임기 제한 폐지 등에 관한 개헌안이 통과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투표용지에 찬반 표기를 하고 있다. 투표 전 공개된 투표용지에는 왼쪽부터 찬성, 반대, 기권을 표기하도록 돼 있다. 사진은 시 주석이 투표용 펜을 들어 투표 용지 왼쪽 부분에 표기를 하는 모습. 2018.3.11 chinakim@yna.co.kr(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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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학원 원사이기도 한 저명 물리학자 허쭤슈는 홍콩 빈과일보에 "위안스카이는 개헌을 통해 합법적으로 황제의 지위에 올랐으나, 결국 사람들의 온갖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며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개헌을 비판했다.

위안스카이는 중화민국의 권력을 장악했던 군벌로, 1915년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올랐으나 중국 전역의 극심한 반발로 1916년 3월 황제 제도를 취소했으며 얼마 후 사망했다.

허쭤슈는 "개헌은 옳은 일을 위해서라고 하나, 더 많은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더 큰 과오를 저지르기 마련"이라며 "마오쩌둥 생전에 문화대혁명을 바로잡을 사람이 없었기에, 결국 그가 죽고 나서야 바로잡을 수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쩌둥의 비서를 지낸 전 공산당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리루이(李銳)는 홍콩 명보에 "중국인은 개인숭배의 길로 흐르기 쉬운데 마오쩌둥에 이어 시진핑이 이러한 길을 가고 있다"며 "베트남도 변하고, 쿠바도 변하는데, 오직 북한과 중국만이 이러한 길을 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느 성의 간부도 시진핑을 옹호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신문에는 찬양하는 글뿐이니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중국 봉황망은 개헌을 앞두고 인민대표들의 신중한 표결을 촉구하는 사설을 게재했다가 이 사설이 곧바로 삭제당하는 곤욕을 치렀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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