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트럼프 이민정책 영향…美 외국인 학생비자 발급 '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이 지난해 미국의 외국인 학생비자 발급 급감으로 이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0월 1일부터 2017년 9월 30일까지인 2017회계연도 중에 외국인 학생비자 F-1s 발급 건수는 전년 대비 17% 감소한 39만3573건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학생비자 발급이 정점을 찍었던 2015년과 비교해서는 40%나 급감했다. 특히 모든 국적에서 외국인 학생비자 발급 감소가 나타났는데, 특히 대학 내 외국인 학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 국적의 학생 비자 발급 건수가 각각 24%, 28%나 줄었다.

WSJ은 외국인 학생비자 발급 급감이 세계 각국 대학들의 경쟁력 강화 및 각국 정부의 유학생 지원 부족 등으로 야기될 수 있는 결과이긴 하지만, 가장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간 추진해온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과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DACA·다카) 폐지,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의 임시 보호 지위 폐지 등을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반이민 정책을 폈다.

켄트 주립대학의 토드 디아컨 부학장은 "올해도 비자발급 거절 사례가 늘고 있어 학생들의 등록이 줄고 있다"며 "2016년 봄학기만 해도 등록한 인도 학생 수는 1017명이나 됐지만 이번 학기는 265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휴스턴 클리어레이크대학교측도 "2년전 1494명이었던 등록 외국인 학생 수가 현재 894명으로 줄었다"며 "가장 큰 원인은 비자 발급이 어렵기 때문이고, 비자 발급이 되더라도 졸업후 미국에 남아 일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대학들은 그동안 외국인 유학생 유입 효과에 대해 학생들이 세계 각국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풍부한 문화적 경험들을 할 수 있고, 학교 재정 역시 풍족하게 한다고 설명해왔다. 공립 대학교의 경우 외국인 학생들은 미국 학생들 보다 보통 2~3배 많은 학비를 지출하기 때문이다. WSJ은 외국인 비자발급 급감이 외국인 학생 등록 감소로 이어지며 대학 재정을 어렵게 하는 부작용을 낳게 한다고 지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