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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취문현답]"기업이 먼저 학생 보내달라 요청…기업 유인책 더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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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습병행 참여기업에 가산점 부여 덕에 관심 높아져

대학 "일학습병행 참여하는 기업에 인센티브 필요"

학생, 등록금 전액 내지 않고 현장실무 배워…긍정평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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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단(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에 한 기업이 채용 위해 추천할 만한 학생이 있는지 먼저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간 학교가 학생과 기업을 연계하면서 기업 찾기에 큰 어려움 겪고 있었는데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최근 조달청 기술용역 적격심사에서 일학습병행제 참여 기업에 가산점을 주는 기준이 바뀐 덕이 컸습니다.”

서울과학기술대 IPP 사업단은 최근 건설 관련 기업에서 학생을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면 기업도, 학생에게도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덕이다. 김성곤 서울과학기술대 IPP 사업단장은 “정부나 산하기관에서 기업들이 일학습병행제나 장기현장실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추가로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최근 조달청에서 기술용역 적격심사 세부기준을 개정하면서 일학습병행제를 운영하기 수월해졌다고 했다. 조달청은 기술용역 적격심사 신인도 심사항목별 세부평가 기준을 개정해 일학습병행제 참여 기업에 0.2점의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서울과학기술대 IPP 사업단은 4개월 이상 기업에 나가 실무를 배우는 장기현장실습 프로그램과 일학습병행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4학년 1학기 이론직무교육(Off-JT)을 받고 2학기에 ‘학습근로자’ 신분으로 현장에 나가 졸업 전에 해당 기업에 취업을 확정 짓는 채용연계형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졸업 전 취업을 확정하고 근로자 신분으로 기업에서 일을 하는 제도로 채용 안정성을 높이고자 했다. 김성수 서울과학기술대 IPP사업단 전담교수는 “대학이 나서서 학생과 기업을 연결하고,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결과물을 내는 일이 쉽지는 않다”며 “기업의 요구가 다르고, 학생들이 원하는 눈높이를 맞추기도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2015년 선정된 서울과학기술대 IPP사업단은 2016년부터 일학습병행제도를 시행했다. 지난해는 일학습병행제 참여학생 30명을 11개 기업과 연계해 채용을 성사시켰다. 김 단장은 “그동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고 튼튼한 강소기업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며 “기업과 학생 눈높이가 맞지 않는 사회적 현상을 해결하려면 정부의 노력에 더해 기업과 사회적 인식 모두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과기대는 일학습병행제를 운영하면서 학생이 4학년 2학기에 현장실습을 나갈 경우 최대 6학점을 인정한다. 학생은 4학년 2학기 등록금을 대략 80~90만원을 납부, 기업에서 학습근로자로서 근로계약서를 쓰고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게 된다. 현장에서 근무를 하는 시간을 모두 학점으로 인정해 학생이 4학년 2학기 등록금을 전부 납부해야 하는 다른 대학과는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선 학생들에게 4학년 2학기 등록금을 모두 받는 대신 현장실습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하는데, 서울과학기술대는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기업에 최저임금을 무조건 지킬 수 있도록 강조한다. 이로써 학생의 등록금 부담은 훨씬 줄었다.

이에 따른 학생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이 대학 건설시스템공학과를 졸업한 안민재(30)씨는 지난해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동성엔지니어링이라는 도로분야 전문 업체에 취직했다. 안 씨는 “학교에서 설계 쪽 이론을 배웠지만 현장 실무는 해본 적이 없어 관심이 생겼다”며 “기업에 가서 반년간 같이 일하고 취업도 연계돼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만족했다. 그는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인맥도 생겼다고 후배들에게 이 제도를 추천했다.

김 단장은 “일학습병행제 사업 운영이 쉽지는 않지만 미스매치를 완화시키는 ‘생태계’를 만드는 작업이라 본다”며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를 교육하고, 참여하는 것은 대학의 의무이자 사회적 투자”라며 IPP사업을 보다 치밀하게 꾸려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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