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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회식은 1차만, 성범죄시 원스트라이크 아웃" 유통·식품업계 미투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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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 회식 지침마련 성희롱 사전 예방…롯데홈쇼핑, 업계 최초 성희롱 대책위원회 마련]

머니투데이


문화계에서 시작한 '미투(MeToo: 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여직원 비중이 큰 유통·식품업계가 성희롱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식품업계는 여직원이 많은 급식업계를 중심으로 성폭력 피해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2~3년 주기로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특성상 발주처와 수주처 사이 갑을 관계에서도 성폭력 발생 위험이 있다고 보고 조심하는 모습이다. 급식은 고객사에 있는 사업장에 1~2명의 영양사가 상주하며 총괄하는 시스템으로, 영양사가 일종의 점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계약을 빌미로 한 성폭력에 노출되기 쉽다.

국내 최대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는 최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영양사 1인의 회식 참석을 아예 금지했다. 또 회식에 참석더라도 1차로만 한정하고 2차는 가지 않도록 했다.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영업장에서 소속 직원에 대한 성희롱과 폭언 등이 발생했을 경우 회사 차원에서 고객사 가해자에 대한 공식 조치를 요구하는 등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지알에스도 내외부 단속을 강화했다. 수년 전부터 '회식 지침'을 만들어 밤 9시 전에 파하기, 1차만 하고 가기 등의 캠페인을 벌여 왔으며 이번 '미투' 확산을 계기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연 1회에서 수차례로 늘렸다. 이와 함께 지난달 중순 고충처리위원회도 신설했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고충처리위원회의 경우 여성 팀장이 철저한 비밀 보장 아래 상담을 해주고 있다"며 "성희롱 예방교육도 횟수를 늘리고 내용을 더욱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계열사에 자체 절주실천 지침인 '절주오행'을 강조하고 있다. 술자리 대신 영화나 연극 등 문화회식을 독려하되 술자리도 최소화하고 오해받을 언행이나 오점을 남기지 말자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익명성이 보장되는 '휘슬(Whistle)' 제도를 수년 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여직원 비중이 절반 이상인 유통업계는 다양한 성희롱 방지책을 마련해 왔지만, 최근 이를 강화하는 추세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성희롱(성폭력) 대책위원회'를 신설했다. 성희롱을 전담으로 처리하는 전문 위원회 제도는 홈쇼핑 업계 최초다. 롯데홈쇼핑이 위원회까지 설치한 건 전문성 때문이다. 그동안 롯데홈쇼핑 내에서 성희롱 이슈는 윤리경영팀이 맡아왔지만, 전문부서가 아니어서 문제 해결이 어렵거나 시간이 걸렸다.

롯데백화점은 불필요한 회식은 자제하고 저녁 9시 이후에는 임직원들 간 술자리를 금지하는 등 성희롱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4시간 핫라인을 구축해 성범죄 문제에 대응하며, 문자·전화·홈페이지 등 다양한 제보 창구를 마련했다. 아울러 성범죄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 정직 징계 또는 해직 등의 엄벌에 처하고 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본사와 사업장에서 의무교육 기준(연 1회)보다 많은 연 2회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 롯데마트는 성범죄와 관련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 성범죄 사실이 밝혀질 경우 가장 강력한 처벌인 면직 처분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회사 내 회식이 크게 줄었다"면서 "(성희롱 방지와 관련해) 새로운 것을 내놓기 보다 기존 방안을 보완하고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김민중 기자 mi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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