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1년] 이스라엘, 이란 재보복 가능성
핵시설, 군부대, 석유생산 시설등 공격할 듯
석유생산 차질시 유가↑, 인플레 재반등 우려
‘글로벌 스트롱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행보에 전 세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그가 내릴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백악관과 트럼프 전 대통령측 입장이 갈리고 있다. 다만 네타냐후는 미국 대선과 무관하게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바이든 대통령 패싱론이 확산하면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레바논 국경지역에서 헤즈볼라와 지상전, 공중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조만간 이란 석유생산시설 또는 핵시설을 공격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NYT는 “이스라엘이 과거보다 더 강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타격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석유 생산시설, 군기지, 핵 시설 등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봤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공격 직후인 지난 1일 이란이 180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하자, 이스라엘은 재보복을 다짐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4월 이란이 300기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발사했을 때도,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반격으로 이스파한 공군 기지를 폭파했지만 핵 시설 자체는 공격하지 않았다. 다음엔 직접적인 타격이 가능하다고 경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란의 석유, 가스 시설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이바와 가까운 이란 서부에 모여 있다. 주요 원유 수출 기지인 페르시아만 하르그섬 등 많은 시설이 이란 해안이나 섬에 위치해 있다.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 하루에 약 300만 배럴, 세계 공급량의 3% 가량을 충당하는 이란은 생산을 멈출 수밖에 없다. 이미 유가는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 우려에 5% 가까이 급등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격시 미국 정부는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유가가 급등하면 인플레이션이 올라 기준금리 인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된다. 당연히 표심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게서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 핵이나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2일 백악관 브리핑실을 방문해 “내가 그들의 처지에 있다면 유전을 공습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생각할 것”이라고 이란 석유시설 공격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려고 한다는 우려가 있냐’는 질문에는 “나보다 이스라엘을 더 도와준 행정부는 없다”고 답했다.
반면 유가 급등으로 경제상황이 악화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 선거 유세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미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헤즈볼라를 공격하는 등 중동을 확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 암살 작전을 펴기전 미국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 당원들 무선호출기(삐삐), 무전기 동시다발 공격 때도 미국에 사전정보를 주지 않았다.
CNN은 미국 국무부 당국자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타격 자제에 대한 확답을 미국 정부에 주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등 미국 정부에서도 ‘바이든 패싱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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