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물가·서비스로 장년층 유혹… 은퇴 후 장기간 여행지로 각광
경기 양평에 사는 원종학(61)씨는 아내 최길숙(61)씨와 지난해 여름 멕시코 유카탄반도를 여행했다. '직장 은퇴 기념 여행지'로 이곳을 고른 것이다. 원씨는 "아시아권 국가나 미국은 이전에 가봤고, 아직 체력이 받쳐줄 때 갈 수 있는 장거리 여행지를 찾다가 멕시코를 발견했다"며 "유카탄반도가 해외에서 '은퇴자들의 천국'으로 불린다고 하기에 다녀왔다"고 했다.
지난해 멕시코로 은퇴기념 여행을 떠난 원종학씨부부가 카리브해 연안 섬에서 찍은 사진. /원종학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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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멕시코는 칸쿤 덕분에 신혼여행지로 유명하지만, 서구권에서는 오래전부터 은퇴 후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꼽혀왔다. 미국 잡지 '인터내셔널 리빙(International Living)'은 지난해 멕시코를 은퇴 후 가장 살기 좋은 국가 1위로 선정했다. 물가가 저렴해 고정 수익이 없는 은퇴자의 부담이 적고, 60세 이상 여행객들에게 항공·레스토랑·식료품 등 각종 할인 혜택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멕시코에서 한 달간 멕시코시티부터 칸쿤까지 여행한 최호(56)씨는 "칸쿤이나 메리다 등 유명 휴양지를 가보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온 50~60대 은퇴자들로 붐벼 분위기가 편안하고, 현지인들도 중·장년을 위한 서비스에 익숙했다"며 "마야 문명 유적지가 군데군데 있어 휴양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었다"고 했다.
멕시코를 찾는 한국인의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멕시코 관광청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은 2012년 3만1700명에서 2017년 7만5400명으로 5년 새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은퇴자들이 장거리·장기간 여행에 도전하는 선진국형 여행이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에 맞춰 한국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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