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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중소·벤처 육성 드라이브에… 코스닥 펀드 잘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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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직장인 이모(39)씨는 작년 9월~올해 1월 사이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2개를 총 5차례에 걸쳐 1800만원어치 사들였다. ETF는 코스닥150이나 금값 또는 원유 가격처럼 특정 지수나 자산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하도록 설계된 투자 상품이다. 인덱스 펀드와 비슷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종목처럼 사고팔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사들인 ETF 1300주(株) 중에서 현재 1200주를 매도한 이씨는 4개월여 만에 약 30%의 수익을 올렸다.

코스닥, 종목보다 펀드

작년 하반기 이후 '코스닥 랠리'가 이어지면서 코스닥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작년 11월 초만 해도 700선 아래에 있던 코스닥은 올해 1월 16년여 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현 정부 경제 정책의 방점이 중소·벤처기업 육성에 찍혀 있는 것도 코스닥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의 코스닥 투자는 종목보다는 이씨처럼 ETF를 비롯한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지난 9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1조4117억원이 들어왔는데, 이 중 70%(9810억원)가 코스닥 펀드에 몰렸다. 코스닥은 코스피와 달리 종목별 상세 정보를 얻기 어려워 옥석(玉石)을 가리기 쉽지 않은 점도 펀드 투자를 부추기는 요소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코스닥 성장세에 베팅하면서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펀드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보통 설정액이 큰 '코스닥 펀드'는 코스닥150 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인덱스 펀드인 경우가 많다. 코스닥150 지수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1269개 종목 중 시가총액·유동성·업종 분포 등을 고려해 선정한 150종목으로 구성된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선 거래의 편의성과 낮은 보수·수수료 때문에 ETF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ETF는 주식 종목처럼 장(場)이 열렸을 때, 사고팔 수 있어서 환매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일반 펀드보다 훨씬 유리하다. 현재 한국거래소에는 총 14개의 코스닥150 관련 ETF가 상장돼 있다. 코스닥150 ETF 투자자 중에는 지수 변동에 가중치를 둬서 추가 수익을 노리는 '레버리지' 상품을 거래하는 사람도 제법 있다. 국내에는 1.5배, 2배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있다. 레버리지 상품은 보통 지수 급락기에 인기를 끈다. 바닥을 친 만큼 올라갈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시가 급등한 올 1월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에서 393억원의 돈을 뺐지만, 증시가 급락한 지난달에는 295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레버리지 펀드는 수익 극대화에 최적화돼 있지만, 롤러코스터 장세에서는 손실을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양날의 검'인 만큼 반드시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투자해야 한다.

 

 



김지섭 기자(oasi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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