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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배터리가 끌고 바이오가 밀고… "매년 15%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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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조원을 돌파하고, 2020년엔 36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9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는 LG화학 대산공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과감한 중장기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매년 15% 넘는 성장률을 달성, 2020년 36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2010~2016년 세계 주요 석유화학 기업 매출 증가율은 1%가 안 됐다. 독일 바스프는 0.5%, 미국 다우케미칼과 일본 미쓰비시화학은 각각 -1.8%로 역성장했다. LG화학도 이 기간 0.9% 성장에 그쳤다. 하지만 박 부회장은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가 고도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큰 날개를 가진 새인 알바트로스는 사나운 폭풍이 몰아치면 3m 넘는 큰 날개를 펼쳐 가장 멀리, 가장 높게 비상한다"며 "환경이 어렵고, 주변 모두가 포기해도 성장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올해 5조원 이상 투자… 사상 최대 규모

LG화학 미래 성장의 절반은 배터리 부문이 차지할 전망이다. 박 부회장은 "늘어날 매출 약 10조원 중 절반은 배터리"라며 "나머지 절반은 기초소재, 정보전자, 바이오 등에서 골고루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작년 말 기준으로 30여 개 자동차 회사로부터 42조원의 전기차 배터리를 수주했고, 올해도 조금씩 늘고 있다"며 "기존 수주액도 꽤 많지만, 한국·미국·유럽 등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박 부회장은 "(매출 증가) 목표가 크다고 얘기하지만, 수주액 등을 가지고 만든 것이라 상당히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9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는 LG화학 대산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까지 매년 15% 이상 성장하겠다”며 “올해를 고도성장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설비 투자에 나선다. /LG화학



LG화학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와 인력 채용 등을 통해 기초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사업구조도 고도화하고 에너지, 물, 바이오, 차세대 신소재 등 신성장 동력 분야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생산 시설 투자엔 작년보다 52% 많은 3조8000억원을, 연구개발(R&D)엔 22% 늘어난 1조1100억원을 투자한다. 올해 채용 규모도 작년보다 50% 늘어난 1500명이다. 안전환경 분야에도 작년 두 배인 1400억원을 투자한다. 최근 대산공장에 12억원을 들여 안전체험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에선 직원들이 압력 용기가 폭발하거나, 전류 과다로 전선에 불이 붙는 상황 등을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위험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도록 했다.

◇생산 시설 늘리는 공사 한창

9일 대산공장 곳곳에선 생산 시설 증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대산공장은 여수공장과 함께 LG화학의 핵심 생산 공장 중 하나다. 대산공장은 시설 투자 등을 통해 생산 능력을 꾸준히 늘려왔다. 제품 생산 능력도 2005년 218만t에서 570만t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에틸렌 공장 증설을 위한 토목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며 석유화학 제품 대부분의 기초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김범식 NCC생산팀장은 "내년 상반기 3차 증설이 끝나면 생산 능력은 104만t에서 127만t으로 늘게 된다"며 "단일 NCC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고부가 제품인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공장이 들어설 부지에는 작업 인력 1100여 명이 투입돼 철골 구조를 세우고, 기계 장치를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엘라스토머는 고무와 플라스틱 성질을 함께 가진 합성수지다. 전 세계에서 LG화학을 포함해 네 곳만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다. 강동일 POE증설 태스크포스팀 팀장은 "현재 생산량은 9만t이지만, 올해 7월 공장이 완공되면 29만t으로 늘어 세계 3위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제대로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래를 열기 위해 에너지, 물, 바이오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매출의 4%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서산=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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