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미투’ 릴레이 속에 ‘미투’의 본질을 흐리는 발언들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미투’를 정치적 호재로만 활용하려는 정치권의 ‘내로남불식’ 인식이 볼썽사납다. “미투 운동이 좌파진영에서만 벌어지고 있다. 바람이 거세게 불기를 바란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거나 “민주당=추문당”(장제원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은 정치권이 보여야 할 태도가 아니다. 지금은 여야가 따로 없이 함께 자중하면서 성폭력의 구조적 해결에 집중해야 할 때다.
조민기씨 자살 이후 일부 네티즌이 폭로 학생들을 비난하고 나선 것도 마찬가지다. 인간적으로야 조씨의 죽음이 안타깝지만, 그 죽음의 책임이 ‘미투’ 피해자들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조씨가 법적 책임을 지는 대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해 버림으로써 무책임하다는 일부의 지적도 사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미투’는 우리 사회 가부장적 권력구조에서 발생한 권력형 성폭력을 근절하려는 운동이다. 양성평등적 조직 문화를 지향하는 ‘시대정신’이자 성평등이 결핍된 민주주의를 완성하자는 ‘제2의 민주화운동’이다. 만에 하나 이름을 공개해 여론재판부터 받는 방식이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악용된다면 큰일이다. 그러나 그런 일말의 우려로 ‘미투’의 흐름을 끊으려 한다면 더 큰 잘못이다. ‘미투’는 본질에 대한 훼손 없이 지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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